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5 조회수1,558 추천수7 반대(0)

영화를 보면 마지막에 자막이 올라갑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수고한 사람들의 이름이 강물이 흘러가듯이 자막을 타고 올라갑니다.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곧 사라지는 사람들의 이름입니다. 물론 주인공들의 이름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고, 영화가 시작되면서 얼굴을 보기 때문에 알기 쉽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은 알기 어렵습니다. 스치듯 지나가며 영화에 나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영화 속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의 이름이 자막을 타고 흐르는 것은 그 사람들이 있었기에 영화가 완성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주기가 되는 노회찬 의원을 기억하며 노회찬6411’이 다큐로 제작되어 방영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는 영화 제작을 위해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후원자들의 아낌없는 후원이 없었다면 노회찬6411’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안부 인사를 하면서 사람들의 이름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 사람들의 이름을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의 협력자들인 프리스카와 아퀼라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그들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 목숨을 구하여 주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에패네토스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그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를 믿은 첫 번째 사람입니다. 여러분을 위하여 애를 많이 쓴 마리아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나의 동포이며 나와 함께 감옥에 갇혔던 안드로니코스와 유니아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그들은 뛰어난 사도로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를 믿은 사람들입니다. 내가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암플리아투스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협력자인 우르바노와 내가 사랑하는 스타키스에게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이 편지를 받아쓴 저 테르티우스도 주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나와 온 교회의 집주인인 가이오스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이 도시의 재정관 에라스토스, 그리고 콰르투스 형제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안부를 전한 사람은 13명입니다. 바로 이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희생과 사랑이 있었기에 복음이 전해 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오로 사도보다 먼저 복음을 믿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오로 사도와 함께 감옥에 갇혔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오로 사도의 편지를 대신 써 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꺼이 자신의 집을 공동체를 위해서 내어 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공직자로서 교회를 위해 봉사하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역할은 바오로 사도의 몫이었지만 그 복음이 열매 맺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함께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당에서도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지만 그 뒤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습니다. 미사 전에 방역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해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제를 도와주는 복사가 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사에 참례하는 교우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모두 미사를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선한 일은 아주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하고, 악한 일은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하지 마라!’ 잠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 짧지만 좋은 글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재물을 좀 더 얻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합니다. 의사가 처방전을 주면 약국에 가서 약을 사는 것도 빨리 합니다.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영혼이 아플 때,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보람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는 일이 재미없고, 성당에 나가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즉시 영혼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피정을 하거나, 사제에게 면담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서를 묵상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우리가 영적인 일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일에도 충실해야 하지만, 영적인 건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과거의 일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은 자비하시니, 과거 나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또한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오늘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니 오늘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구하라 찾을 것이다.’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은 내일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삶의 여정에서 찾아오는 많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일지라도 주님을 위한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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