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 주일(평신도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6 조회수1,478 추천수8 반대(0)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이야기합니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평신도들에 의해서 교회가 시작되었고, 발전하였습니다. 지식인들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학문으로서 교리와 교회를 공부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한 학자들은 1784년 이승훈을 북경으로 보내서 세례를 받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평신도들로 시작된 한국교회의 역사입니다. 학자들은 가성직 제도를 만들어서 교회를 운영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교회의 가르침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성직자의 파견을 북경의 주교에게 요청하였습니다. 북경의 주교는 주문모 신부를 파견하였고, 한국교회는 비로서 사제가 성사를 집전하는 제도적인 교회의 일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윤지충 바오로의 첫 순교와 더불어 100년간의 긴 박해가 있었지만 한국교회는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가 탄생한 자랑스러운 순교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신도 주일을 지내면서 게르하르트 로핑크의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와 스힐러 벡스의 교회 직무론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로핑크는 대조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를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은 율법과 계명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를 원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땅에 하느님의 의로움과 거룩함이 드러나는 세상을 꿈꾸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겨자씨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난한 이, 굶주린 이, 병든 이들이 교회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원한 공동체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스힐러 벡스는 교회의 직무는 신분과 계급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교회는 성사이고,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라고 이야기합니다. 로핑크와 스힐러 벡스의 책은 신학생이었던 저의 가슴을 뜨겁게 해 주었습니다. 마치 소피아 성당의 벽을 채웠던 이슬람의 문양을 벗겨내면 그 안에 교회의 성화가 있는 것처럼 초대교회의 열정과 헌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대조사회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제도를 바꾸고, 거시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정성과 사랑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우리는 두 명의 과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부는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미망인입니다. 남편이 없기 때문에 가정도 돌봐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합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다면 과부들의 생활은 궁핍하고 힘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과부들의 삶이었습니다. 성서는 오늘 두 명의 과부가 모두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두 과부 모두 마지막 남은 것들을 이웃을 위해, 하느님을 위해서 봉헌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렙다의 과부는 엘리야를 위해서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빵을 만들어 나누어 주었습니다. 복음에서 가난한 과부는 마지막 남은 동전을 봉헌하였습니다. 시렙다의 과부는 엘리야의 말대로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복음에 나오는 과부는 예수님께로부터 칭찬을 받았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보여준 과부의 용기와 사랑의 실천은 그 뒤에 과부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습니다. 어떤 것일까요. 첫째는 올바른 가치기준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나의 개인적인 욕망을 따를 것인가 또는 나의 욕망을 희생하고 타인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요구를 따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순간 우리에게 다가오는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 안에 어떤 가치 기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선택하기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둘째 자기 수양이 필요합니다. 비록 올바른 가치 기준을 내 안에 갖게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충동적인 자신을 발견하게 되며 평소 나의 기준에 따라서 해서는 안 되는 것을 이 충동에 의해 하게 되는 경우를 만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고 만지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는 훈련을 쌓아야 합니다. 셋째로 기도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이기려고 노력하고 남을 위해서 우리의 재능을 제공하려는 삶을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안에는 많은 내면적인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결국 실패하고 말리라는 두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기도로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맡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가치기준을 확립하고 끊임없이 자기 수양을 하는 사람이 하느님께 꾸준히 기도 한다면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고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축복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어쩌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