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7 조회수1,314 추천수8 반대(0)

매일 새벽에 강론을 준비해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습니다. 캠핑을 가서도, 성지순례를 가서도, 신문 홍보를 가서도 강론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강론을 기다리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 이런 일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가능하게 합니다. 신부님들과 모임이 있을 때도 새벽이면 강론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인터넷에 문제가 생겨서 강론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컴퓨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숙소의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잘 아는 신부님이 방법을 찾았고, 몇 시간 지나서 강론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가지고 간 평화신문을 읽었습니다. 잠시의 시간이지만 평화신문에서 감동을 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다른 길로 갔을 때 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 것 같았습니다. 삶은 이렇게 변화와 긴장이 있기에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전에 머물었던 숙소를 원했지만 숙소에 문제가 생겨서 다른 숙소를 얻었는데 주변에 호수도 있고, 전망이 더 좋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전쟁 당시 군종사제였던 키폰 신부님의 유해가 고향인 캔자스에서 70년 만에 안장되었다는 기사였습니다. 신부님은 끝가지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다가 북한에 억류되었고, 포로로 지내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신부님의 유해는 북한의 유해 인도로 하와이에 모셔졌는데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신부님의 유해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유해가 안장되는 날에 시장은 키폰 신부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유해가 지나가는 동안 모든 사람이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조광 교수님의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해 발굴의 의미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순교하였고, 조선의 국법에 따라 사형 당하였지만 그분들의 유해 발굴은 신앙과 국법의 차원으로만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국왕 이외에 더 높은 분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 세상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믿었던 그분들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첫 발자국을 걸었다고 합니다. 조선이라는 시대를 살면서 민주화된 사회를 꿈꾸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키폰 신부님의 숭고한 희생과 순교자들의 유해 발굴은 그분들의 희생과 순교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70년 만에 고향 땅에서 안식을 얻었던 키폰 신부님과 230년 만에 유해가 발견된 복자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용서는 영어로 ‘Forgiveness’입니다. 용서는 누군가를 위해서 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나에게 잘못한 사람에게 주는 것만이 용서는 아닙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의 재능을 나누어 주는 것,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것, 소중한 목숨까지 내어 주는 것이 용서입니다. 용서는 사랑과 믿음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용서합니다. 그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용서에 대해서 아름답게 이야기해 주는 성서 말씀은 루가복음 15장입니다. 아버지는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서 돌아온 둘째 아들을 받아들이고 잔치를 베풀어 줍니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큰 아들은 동생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사랑과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도 바로 용서였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신앙인에게 가장 큰 덕목인 용서를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기도에서도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해 주소서.’ 용서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용서는 나를 구원에로 이끄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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