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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입타는 여섯 해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하였다. 얼마나 다행인가!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10 조회수1,202 추천수3 반대(0) 신고



 

입타는 여섯 해 동안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일하였다.(판관 12,7)


저는 입타가 이스라엘의 판관으로 여섯 해 동안 일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자신의 서원 기도로 덕분에 딸을 번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었던 일과, 두 번째로는 에프라임 지파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결론적으로 요르단 건널목에서 에프라임 자손들 사만 이천 명을 죽였다는 부분을 보면서, 입타가 오랫동안 판관으로 일했으면 큰일 날뻔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입타가 판관으로 큰 역할을 한 부분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괴롭히던 암몬 자손들을 무찌른 그것이 입타가 했던 판관 역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였고, 이스라엘 자손들의 어떤 송사를 해결한다든가 그런 일들은 거의 못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에프라임 사람들은 입타에게 "너는 왜 암몬 자손들과 싸우러 건너갈 때에, 같이 가지고 우리를 부르지 않았느냐? 네 집을 너와 함께 불태워 버리겠다."고 하자 입타가 그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내 백성과 더불어 암몬 자손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면서 그대들을 소집하였소. 그러나 그대들은 나를 그들의 손에서 구해 주지 않았소. 그대들이 구해 주지 않는 것을 본 나는, 목숨을 걸고 암몬 자손들이 있는 곳으로 건너갔소. 그랬더니 주님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겨 주셨소. 그런데 그대들은 어찌하여 이렇게 올라와서 나와 싸우려 드는 것이오?"(판관 12,1-3 참조)

 

에프라임 사람들과 입타의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입타는 에프라임 자손들을 소집하였는데 그들이 자신을 구해 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에프라임 사람들은 자신들을 암몬 자손들과 싸우러 건너갈 때에, 같이 가자고 부르지 않았다고 하면서 입타의 집을 입타와 함께 불태워 버리겠다고 험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타와 에프라임 사람들 사이에 어떤 오해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오해가 있었을까를 묵상해 보니, 입타는 암몬 자손들의 임금에게 먼저 사절을 보냈었습니다. 그러니까 입타는 먼저 암몬 자손들과 전쟁을 치룬 것이 아니라, 사절을 보내어 "그대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렇게 와서 내 땅을 공격하는 것이오?" 하면서 암몬 임금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이 땅에 살게 되었는지를 먼저 꼼꼼하게 따지며 사실 전쟁 없이 암몬 사람들과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암몬 임금과 사절들을 보낼 때에 에프라임 자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마도 그때에는 직접적인 전쟁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 생각하여 에프라임 자손들이 입타의 소집에 응하지 않았고, 직접적인 전쟁이 시작되면 출동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속된 표현으로 입타가 오라고 소집해도 오지 않았던 에프라임 자손들에게 삐져서 직접적인 전쟁이 시작될 때에도 오라고 소식을 주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유추를 가지고 입타의 성격을 생각해 볼 때에, 마음이 그리 온유하고 지혜롭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살았던 사람은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수 있겠다는 근거로 길앗의 아내가 아닌 창녀의 몸에서 난 아들이었고, 그랬기에 길앗의 부인에게서 난 아들들이 "너는 다른 여자의 아들이기 때문에, 우리 아버지 집안에서 상속 재산을 받을 수 없다." 하며 그를 쫓아냈었습니다. (판관 11,1-2 참조)

 

어린 시절 집안에서 이런 대접을 받고 살았던 영향과 자기 형제들을 피하여 달아나 톱 땅에서 건달들과 함께 노략질을 하며 살았던 그러한 환경이 입타의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는 '힘센 용사' (판관 11,1 참조)였으나 그 힘센 용사가 그의 역할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힘센 용사의 역할을 끝내고, 그 역할만 끝냈으면 좋으련만 결국 에프라임 자손들 사만 이천 명을 죽이고, 여섯 해 동안 판관으로 일하고 죽었다니 ...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더 오랫동안 판관으로 일했다면 이스라엘 자손들의 송사를 얼마나 올바로 처리했까? 또는 자기 생각대로 따르지 않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에프라임 자손들을 죽였듯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음을 맞이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여섯 해 동안 판관으로 일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판관입타, 에프라임사람들, 암몬임금, 에프라임자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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