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10 조회수1,498 추천수10 반대(0)

병원에 입원한 친구의 부탁으로 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친구의 짐을 보면서 친구의 성격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짐이 모두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있었고, 여행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 필요한 만큼 있었습니다. 친구의 글과 행동에서 섬세함을 알고는 있었지만, 여행가방을 보면서도 저와는 다른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부들의 주말 체험인 엠이주말을 시작하면 부부의 성격유형을 파악합니다. 그렇게 파악하면 서로 다른 부분을 이해할 수 있고, 상대방의 장점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격유형은 4가지로 분류합니다. 조직가형, 협조자형, 촉매형, 사고형이 있습니다. 저는 협조자형입니다. 일을 조직하거나, 이끌어 가는 면은 부족합니다. 분위기를 바꿔주는 면도 부족합니다. 일의 원인을 파악하는 면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잘 하는 편입니다.

 

오늘 독서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지혜와 지식은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 면이 있습니다. 지식은 내비게이션과 같습니다. 원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가장 빠른 길을 알려줍니다. 지식은 검색창과 같습니다. 질문을 입력하면 가장 최근의 정보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지식을 배웁니다. 그래야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지식은 성공, 명예, 권력의 문을 여는 열쇠와 같습니다. 그러나 지식은 교만과 만나면 남을 업신여기는 문이 되기도 합니다. 분노와 만나면 공든 탑을 무너트리기도 합니다. 욕망과 만나면 이웃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는 것이 병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어른들은 난 사람이 되기 전에, 든 사람이 되기 전에 된 사람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많이 알아서, 성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많이 아는 것을 이웃들에게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지혜는 무엇과 같을까요? 지식이 컴퓨터의 모니터와 같다면 지혜는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같습니다. 모니터는 하드웨어가 없으면 우리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의 원리와 같습니다. 인공위성에서 정보를 알려주지 않으면 내비게이션은 우리에게 빠른 길을 알려줄 수 없습니다. 율법과 계명이 지식과 같다면 사랑과 나눔은 지혜와 같습니다. 종교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종교는 채우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법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불교는 세상의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온다고 합니다. 그 집착을 버리면 깨달음의 길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고인이 되신 법정 스님도 무소유의 기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옳고 그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옳고 그름은 비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는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식의 눈으로는 하느님 나라를 알 수 없다고 하십니다. 욕망의 눈으로는 지금 여기에 있는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고 하십니다. 교만의 눈으로는 하느님 나라를 외면 한다고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채우려는 사람들에게는 사막의 신기루와 같습니다. 나눔의 눈으로 보면 지금 여기에 있는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희망의 눈으로 보면 어둠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면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보기 어렵습니다. 해야 할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 나라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혜는 해보다 아름답고 어떠한 별자리보다 빼어나며 빛과 견주어 보아도 그보다 더 밝음을 알 수 있다. 밤은 빛을 밀어내지만 악은 지혜를 이겨 내지 못한다. 지혜는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퍼져 가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한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