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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13 조회수1,858 추천수10 반대(0)

산수를 배울 때는 수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수학을 배우면서 수가 점차 어려워졌습니다. 수에는 유리수와 무리수가 있습니다. 유리수에는 음의 정수, 0, 양의 정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집합으로 표현하면 수라는 전체집합이 있고, 그 안에 부분집합과 교집합이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있습니다. 동양인과 서양인이 있습니다. 이것도 집합으로 표현하면 사람이라는 전체집합이 있고, 그 안에 부분집합과 교집합이 있습니다. 시간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있습니다. 이것도 집합으로 표현하면 시간이라는 전체집합이 있고 그 안에 부분집합과 교집합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유추해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3차원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생로병사에 머물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세상에서 문화, 역사, 문명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것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입니다. 대부분의 생명은 번식과 생존이라는 에 머물며 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또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윤회를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삶의 결과에 따라서 또 다른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믿음입니다. 선을 행하고, 덕을 쌓으면 좋은 환경에서 아름다운 생명으로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악을 행하고, 욕심을 채우면 나쁜 환경에서 추한 생명으로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생로병사의 틀을 벗어버리고 깨달음을 얻으면 윤회에서 벗어나 극락에 이른다고 믿습니다. 이런 윤회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윤회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의 전례는 2가지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었다는 주님의 탄생입니다. 태초부터 있었던 하느님의 아들이 죄, 죽음, 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2,000년 전에 이 세상으로 오셨다는 믿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죽었던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세례를 받아,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 우리들 또한 부활 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교회는 우리의 삶이 윤회의 과정을 거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한번이지만 그 한 번의 삶을 충실하게 살면 하느님의 은총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부활한 사람을 눈으로 보지는 못하였지만, 신앙은 많은 사람들이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고 믿습니다. 부활이 없다면 순교자들의 죽음도, 우리의 신앙도 헛된 것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3가지 차원의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시간과 공간에 머물며 살아가는 현실의 세상입니다. 다른 하나는 죽어서 육체는 땅에 묻히지만 삶의 결과에 따라서 가는 세상입니다. 교회는 그런 세상을 지옥, 연옥, 천국으로 이야기합니다. 지옥, 연옥, 천국은 장소의 개념일 수도 있지만 상태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곳은 이 곳에서도 이미 천국입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을 잃어버린,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지 않는 곳은 이곳에서도 이미 지옥입니다. 두려움과 근심 때문에 하느님께 가까이 가지 못하고, 다시 멀어진다면 그곳은 아마 연옥일 것입니다. 복자 황일광 시몬은 백정이었습니다. 그는 이미 이 세상에서 천국을 체험했다고 했습니다. 교우들이 천민이었던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 그러나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 무궁히 빛나리라.” 어떤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사람이 영원한 치욕을 받을까요?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분명하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제는 날마다 서서 같은 제물을 거듭 바치며 직무를 수행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결코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없애시려고 한 번 제물을 바치시고 나서, 영구히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를 베푸는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 나라를 볼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선택받는 사람과 버림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십니다. 구원 받는 길은 특별한 수행을 해야 하고,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세상의 삶에 성공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글을 모르는 사람도, 세상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도, 특별한 수행을 하지 않은 사람도 구원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진리의 길은, 깨달음의 길은 구원의 길은 아주 평범한 곳에 밝혀 놓으셨다고 합니다. 하늘의 별, 구름, 들의 꽃, 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의 삶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하느님의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세상을 변화 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내가 변하는 만큼 세상은 그만큼은 변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구원의 문제도 그리 큰 숙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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