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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17 조회수1,505 추천수10 반대(0)

한국은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저도 재외국민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했습니다. 재외국민이거나, 투표 당일에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사전에 투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당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토론을 통해 정책을 이야기합니다. 정책을 들은 당원들은 경쟁력이 있고, 좋은 정책을 보여준 후보를 당의 공식 후보로 선출하게 됩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면 때로 상대방의 약점을 들춰내기도 하고, 인신공격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경쟁은 자칫 후보와 지지자들 간에 앙금으로 남게 됩니다. 그러나 정식 후보가 선출되면 축하의 박수를 보내기 마련입니다. 아쉽게 경쟁에서 탈락한 경쟁자들도 이제는 한 팀이 되어서 당의 공식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선거운동을 합니다. 만일 아쉬움 때문에, 억울함 때문에 독자적으로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면 당의 선거운동에도 커다란 피해를 주게 됩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몇 번 보았습니다. 내부의 단합된 힘이 없으면 아무리 약한 상대라도 쉽게 이길 수 없습니다. 강대한 제국이 무너지는 것은 외부의 공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식 후보가 된 사람은 아쉽게 탈락한 경쟁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큰 대의를 위해서 함께 하기를 청하게 됩니다.

 

소금은 물에 녹아듭니다. 그래서 음식에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물은 소금이 들어 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줍니다. 소금은 자신을 버리고 기꺼이 물과 하나가 됩니다. 그러나 물과 기름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에 떠있는 기름은 물에 녹아들지 않습니다. 물은 기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기름 역시 자신을 버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강에 있으면서도 더 넓은 바다로 가면서도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물과 기름 같은 관계는 사람들 사이에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공동체가 때로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온 신부님이 한국에서의 사목 방침을 고수하면 현지에 있는 신자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현지에 있는 신자들이 한국에서 온 신부님에게 현지의 상황을 따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한국에서 온 신부님도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물과 기름 같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한국에서 온 신부님이 현지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사제 모임에도 잘 참석하면서 이해하고 경청하면 조금씩 현지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지에 있는 분들이 한국에서 온 신부님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새로운 사목의 방향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면 공동체는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물과 소금 같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가 되어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의 지체가 한 몸이 되어서 협조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 몸의 지체가 물과 기름처럼 따로 활동한다면 우리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지닐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몸의 지체들이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혈관, 신경, 척수를 통해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마타티아스는 하느님의 법과 계명을 어기며 이방인의 풍습을 따르는 동족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임금의 왕국에 사는 모든 민족들이 그에게 복종하여, 저마다 자기 조상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의 명령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나와 내 아들들과 형제들은 우리 조상들의 계약을 따를 것이오.” 그때에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이 광야로 내려가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마타티아스는 율법과 계명을 지켜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이스라엘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안타까움에 우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과 기름처럼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이 물과 기름 같은 신앙으로 겉도는지, 물과 소금 같은 신앙으로 풍요로운 신앙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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