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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성전 건립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19 조회수970 추천수7 반대(0) 신고

철저하게도 타락하고 속화된 예루살렘 성전의 모습에 실망한 한 신심 깊은 율법학자는 이런 기록을 우리에게 남겨놓았습니다.

 

“성전 마당의 상거래를 총괄하는 책임자는 사제의 아들이었습니다. 성전 마당에서 판매되는 물품들의 품질을 검사하는 검사관은 사제의 사위였습니다. 성전 마당의 질서를 잡는 사람들은 사제의 하인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예루살렘 성전은 순수했던 초심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상업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성전을 잠식해버렸습니다. 마음, 영혼, 진심이 담긴 제물 봉헌이나 진지한 예배는 사라지고, 형식과 율법만 남았습니다. 이렇게 속화되고 타락한 예루살렘 성전을 보신 예수님께서 분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성전 정화 작업을 실행하십니다.

 

더럽혀진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 교회에 바라시는 바가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이 시대 우리는 어떻게 성전을 정화시켜야 할까 고민해봅니다.

 

우리끼리 만의 폐쇄적인 교회가 아니라, 춥고 고달픈 세상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린 교회가 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성전 정화 작업이 아닐까요?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좌지우지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인 참여와 구성원 상호 간에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회를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성전 정화작업이 아닐까요?

 

상상을 초월하는 건립기금으로 건립되는 성전이 아니라 방황하는 양떼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겸손하고 예의바른 사목자의 희생과 헌신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성전을 건설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요?

 

우리 시대 사회적 약자들,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들도 크게 환영 받고 아무런 차별도 느끼지 않는 환대의 교회,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따뜻이 보듬어줄 수 있는 치유의 공동체, 나만 혹은 우리 가족이나 우리 본당만 생각하지 않고 더 큰 사랑을 실천하며 공동선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교회 건설이 시급하지 않을까요? 

 

성전을 건립할 때, 건물을 짓기 전에 반드시 먼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사랑의 영적 공동체를 먼저 건설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공동체 중심에 두는 일입니다. 공동체 전체가 그분의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일입니다. 그분의 뜻을 공동체 안에 실현시키는 일입니다.

 

말씀을 중심으로, 친교와 소통과 일치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건물은 그 후의 일입니다. 진정한 성전 건립은 영적 성전 건립, 그 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무리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성전이 건립된다 할지라도, 그 안에 주님의 사랑과 희생, 헌신과 나눔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성전은 진정한 의미의 성전이 아닙니다. 작고 허름해도, 주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면, 구성원들이 그분 말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면, 그곳은 주님으로부터 크게 칭찬받을 아름다운 성전인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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