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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왕 대축일 성서주간을 맞이하여........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21 조회수657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모처럼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교회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성서주간으로 기념하여 신자들이 좀 더 성경에 관심을 가지고 말씀에 집중하여 은혜롭게 보낼 수 있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달 24일 주일에 마산교구 성경경시대회에 나갔습니다. 2년 전에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전에 출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골든벨로 교구에서 했습니다. 나름 예상문제를 위주로 해서 준비를 하고 갔지만 중도에서 실수로 탈락했습니다.

 

올해도 골든벨로 진행하는 줄 알았습니다. 본당 성경부에서 잘못 알고 계셨는지 당일 출전해보니 시험으로 치렀습니다. 저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골든벨보다는 시험이 저한테는 더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지가 배부되고 한 시간 정도 내에서 다 풀어야 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이걸 준비하면서 중간에 제가 지금 해야 할 개인적인 일도 있고 해서 출전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떤 사정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참가한 이상 좋은 성적을 얻고 싶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명예보다는 저는 제 본당의 명예를 위해서였습니다.

 

시험을 준비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입시험처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사실 본당의 명예도 명예지만 열심히 하려고 한 절실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년 전 골든벨 대회 때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때 행사를 지원하려고 오신 모양입니다. 그중에 저희 본당에 계신 자매님이 참석하신 것입니다. 지금은 저희 본당 전례부장으로 계십니다. 언젠가 한번 제가 어떤 글에서 이분을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을 겁니다.

 

제가 영세를 받고 열심히 성당에서 복사도 서고 또 성당에 젊은 사람도 잘 없고 한 상황이라 그래서 그랬는지 언제 한번 오전에 미사 때 복사를 선 후에 감실 앞을 지나가는데 자매님께서 저를 보고 우리 성당 보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뭐 성당에서 보배는 아닙니다.

 

일주일 전이 딱 제가 영세를 받은 지 10년이 됩니다. 아마 제 기억으로는 그 말씀을 하신 게 7년 전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보배도 아니지만 그렇게 저를 생각하시고 격려를 해 주신 자매님이 체육관 스탠드에서 골든벨 하는 장면을 내려다보시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자매님이 참석하실 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본당 성가대에서 활동하십니다. 본당 성가대 지휘자님과 함께 나란히 계셨습니다. 중간에 탈락을 해 그날 가슴이 아팠습니다. 탈락을 해서 가슴이 아팠던 것보다는 저 같은 사람에게 말이지만 힘과 용기를 주신 분이신데 더군다나 우리 본당의 보배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생각해 주신 분이라 그날 저녁에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면 기뻐해 주셨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기념으로 다른 것으로 대체를 했습니다. 아무튼 올해 참가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참가한 이상 그때 제가 탈락해 자매님을 뵐 면목이 없었던 것을 만회하려고 나름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단 예상문제집은 완벽하게 다 소화를 시켜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그날 시험에 응시를 했습니다. 문제지를 받고 다 푸는데 15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다 푼 후에 다시 꼼꼼히 한 번 더 점검했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했을 때 속으로 은근히 기대를 했습니다. 아쉬운 게 있다면 맨 마지막 문제가 예상 문제집 맨 뒷장 겉표지에 있는 교구장님 친필 성경 구절 잠언 830절이 있었는데 그 구절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이번에 나올 거라곤 전혀 상상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상문제집에 있는 주관식 성경 구절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완벽하게 암송을 하고 갔는데 그게 문제로 나올지는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배점이 가장 많은 5점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설마 이건 다른 분들도 저처럼 생각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그날 제가 예상문제 외에 주관식 문제 하나가 집회서에서 나왔는데 그것 한 문제는 성경 구절을 적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시험 범위가 시서와 지혜서인데 그런 문제는 쉽게 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결과가 2주 전 교구보에 나왔습니다.

 

결과를 보는데 장려상에도 포함되지 않아서 마음이 참담했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잘 쳤는지 그리고 제 점수가 궁금했습니다. 월요일에 교구 성경부에 갔는데 수녀님이 출타를 하셔서 만나지 못하고 화요일 날 수녀님이 저에게 전화를 주셔서 확인을 해보니 89점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수녀님께 성경부로 찾아간 이유를 말씀 드렸기 때문에 수녀님이 시험지를 찾아서 확인해 주셨던 것입니다. 수녀님께서 점수로는 잘 나온 것인데 아쉬운 게 마지막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과는 달리 많은 분들은 그 문제를 거의 다 맞추었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아마 다른 분들은 교구장님의 친필 성경 구절은 100%로 나올 거라고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객관식 하나 틀렸다고 했는데 그 문제는 어떤 문제인지 전화로 확인하는 건 수녀님께 실례가 될 것 같아 여쭤보지 못했습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지 시험 결과는 승복해야 합니다. 오늘은 입상은 하지 못했어도 교구 성경부에서 간단한 선물을 주신다고 본당 성경 부장님이 전화를 주셔서 오늘 교중 미사 때 가긴 가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창피해서 저녁 미사를 가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교중 미사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시험을 친 후에 느낀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감회를 그때 한번 공유를 하고 싶었는데 제가 약 1년 정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글을 올리지 않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린 적이 있어서 그냥 올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도 미나의 비유 복음 묵상을 하면서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묵상한 내용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많이 망설였습니다. 오늘 주일 복음을 새벽에 묵상하면서 저의 경험을 잠시 공유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두 번 성경 경시대회를 참가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말씀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실제 예상문제도 완벽하게 대비를 해야 하지만 재작년 골든벨에서도 중도에 탈락한 문제는 예상문제 외에 성경의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도 문제지만 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경을 많이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젊다고, 머리가 있다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두 번의 경험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그리고 벼락치기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벼락치기 했습니다. 다른 개인적인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벼락치기로 공부한다는 것도 제 개인적으로는 그것도 하느님 앞에 불손한 태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대림이 시작됩니다. 이날부터 저희 교구는 은총성경쓰기 노트를 활용해 쓰게 됩니다. 예언서가 되게 될 것입니다. 만약 내년에 성경 경시대회를 한다면 시험 범위가 예언서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게 있어서 고민이 되긴 합니다만 만약 내년에 성경 경시 대회를 준비하려면 이번 대림부터 은총 성경쓰기 책 노트를 통해서 약 10개월 동안 예언서를 조금씩 매일 꾸준히 봐야 내년에 시험을 보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고민이 되긴 됩니다. 이번에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게 많이 있습니다. 그냥 평상시에 말씀을 읽는 것과는 달리 시험이라 문제집을 통해서 보면서 성경 구절 말씀 하나 하나 토씨까지 신경을 써서 봐서 그랬는지 시서와 지혜서를 보면 상당수 중요한 성경 말씀은 거의 머리에 숙지가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비록 시험이 계기가 되어서 시험 준비로 말씀을 공부하긴 했지만 이렇게라도 공부를 하니 그냥 말씀을 단순히 읽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성경을 공부한다면 말씀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흘러들어갈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슴에 말씀이 새겨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느낀 걸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은 글로써 표현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스스로 체험해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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