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2. 역대기 입문[2/4] / 족보[1] / 1역대기[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05 조회수50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역대기 입문[2/4](역대기 주석 입문)

 

그렇지만 역대기 저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의 작품이 정확하게 언제 완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더라도, 그가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편집하고 집필하였는지, 그 작업 방법에 관해서는 좀 더 확실하게 알 수는 있다. 구약 성경 가운데에서 역대기는 그 저작 과정과 방법을 스스로 밝혀 준 유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겨레의 옛 역사에 대한 자기 나름의 지식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엮어 나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문헌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옮겨다 적었다.

 

이를 두고 주석가들이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지만, 역대기 저자가 적어도 세 종류의 문헌을 이용하였다고 보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를 한다. 그중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그가 때로는 이야기 전체를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하는 사무엘기와 열왕기를 꼽을 수 있다. 그다음으로, 그가 위 책들의 내용을 보충하려고 이용했을 다른 역사 문헌들인 왕조실록 주석같은 것을 생각할 수가 있다. 아마도 이 문헌들은 오늘날 남아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예언 전승을 포함한 문헌들을 꼽을 수 있는데, 역대기 저자는 이 문헌들에 관하여 자세하게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예언 전승들은 사무엘기/열왕기나 구약의 이사야서, 아니면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여러 사료들에 바탕을 둔 것일 수 있다. 역대기의 족보들은 대부분 창세기와 탈출기와 민수기와 여호수아기, 그리고 룻기에 나오는 족보들과 유사한 성격을 띤다. 또한 역대기의 어떤 장들은 시편의 전례 본문을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옮겨 놓은 것이 많다. 물론 어떤 부분은 이 책이 다 완성된 다음에, 후대의 자료들을 편집해 덧붙여진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의 편집 방법은 어떤가? 이 작품의 세세한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사무엘기/열왕기와 역대기를 대충 비교만 해 보아도 역대기 저자가 책을 집필한 몇 가지 원칙을 알아낼 수가 있다.

 

이에 관해서는 저자는 선택과 생략의 방법을 이용한 것 같다. 그는 수집한 사료들에서 자신의 집필 의도에 따라 쓰고 싶은 것만 부분적으로 골라낸다. 이것들을 저자가 볼 때에 다윗의 통치와 그 왕조에 관한 역사는 하느님 백성과 그 운명에 관한 참된 역사로 본 것 같다. 따라서 왕국의 분열 다음에 이어지는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는 관심 밖이었다. 그는 북 왕국에는 침묵을 지키고, 유다 왕국과 그 수도 예루살렘에 관한 역사만을 다룬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다윗과 솔로몬 왕국의 영광을 들어 높이는 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불리한 것들은 제쳐 놓았다.

 

예를 들면 다윗의 간통, 압살롬의 반역, 솔로몬 통치 말년의 사치와 우상 숭배, 바빌론 유배 시절에 관한 역사가 역대기에서는 통째로 빠진 것도 그의 관심 사항이 아니었다고 여긴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그는 자료들에 나오는 역사적 사실들을 자신만의 개성과 자기 시대에 비추어 나름으로 묘사를 했다. 또 역대기 저자는 언제나, 임금과 백성에게 재앙이 닥치는 것은, 그들이 하느님께 불순종하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반대로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복은, 사람들이 성전과 경신례에 관련된 모든 일에 열성을 가지고 충실하게 행동한 결과로 여겼다.

 

그렇지만 저자가 왜 때때로 연대 순서를 바꾸었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는 아마도 역사적인 이유보다는 신학적인 이유에서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저자의 작품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단순한 역사가의 작품이 아니라, 신앙인이자 신학자의 작품이다. 그는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항구한 위업에 관한 증언을 찾고,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실제적인 하느님 나라의 표상을 본다. 또 역대기 저자가 사용한 또 다른 집필 방법은 보충이다. 저자는 주요 사료인 사무엘기와 열왕기에 나오는 자료들을 보충하고자 하였다. 그는 다른 문헌들과 기록, 구전 전승의 도움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의 일부 역사에 관하여, 성경의 다른 책들에는 없는 내용을 상세하게 전한다.

 

그래서 역대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하는 데에 상당히 유익하고 소중한 자료가 된다. 더군다나 역대기에서 어떤 대목들은 저자의 개인적 반성이나 사물에 대한 저자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드러낸다.[계속]

 

[참조] : 이어서 ‘3. 역대기 입문[3/4]’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역대기,족보,역사서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