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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 역대기 입문[3/4] / 족보[1] / 1역대기[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06 조회수633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역대기 입문[3/4](역대기 주석 입문)

 

그래서 역대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하는 데에 상당히 유익하고 소중한 자료가 된다. 더군다나 역대기에서 어떤 대목들은 저자의 개인적 반성이나 사물에 대한 저자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수많은 세부 묘사들이 모두 저자의 창조적 상상력에서만 나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것들은 후대에 알려지지 않은 사료들에서 저자가 발견한 내용일 수도 있다. 또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이 책들의 본문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 성경의 다른 책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필사 과정의 오류들을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우리의 이런 비교 분석을 통하여 역대기 저자가 얼마나 충실하게 자기 사료들을 옮겨 적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역대기 저자는 단순히 사료들을 옮겨 적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때로는 수집된 사료들을 솜씨 있게 삭제, 정리하고 때로는 다른 보충 사료들의 정당한 도움을 받아, 이야기 전체를 아주 조화 있게 엮어 나간다. 한 마디로 역대기 저자의 저작 방법은, 그의 역사 개념과 신학 사상에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아무튼 역대기 저자의 신학적인 관점은 역대기의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역대기 신학 전체를 다 파악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몇 가지를 가려내서 그의 신학적인 관점을 강조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다윗 왕국의 역사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자기 책의 아주 중심 부분에 놓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다윗 시대 이전의 모든 역사는 아담까지 올라가는 족보로만 처리하고, 그다음 사울에서 다윗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짧게만 언급한다. 그것은 사울에 대해서도 하느님께서는 사울 왕국을 배척하셨다고 언급을 한다.

 

사실 족보 부분만 빼면, 역대기 상권의 나머지는 모두 다윗 왕국의 역사를 다룬다. 이 대목을 사무엘기와 열왕기의 병행 대목과 비교해 보면, 적지 않은 차이점들이 발견된다. 역대기에는,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들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변덕스러운 통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윗의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 사울과의 갈등으로 쫓겨 다니던 몇 해 동안의 유랑 생활과 헤브론에서 유다를 통치하던 칠년 반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다 빠져 있다. 게다가 다윗 왕실에서 일어난 창피한 사건들은, 다른 역사서에 비해 정말 단순하게 다루고 있다.

 

곧 다윗이 우리야의 아내 밧 세바와 정을 통하고 저지른 좋지 않은 일들, 그의 아들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왕위 계승 분쟁, 압살롬의 반란 등, 고대 근동의 궁중 생활을 엿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역대기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역대기 저자는 다윗 임금을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인물로 그린다. 다윗은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임금으로서, 언제나 다윗 왕조의 시조로 남는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하고 성도로 만드는 데에, 그리고 성전 건축과 그곳에서 거행될 전례를 세세히 기획하는 데에, 온 심혈을 기울이는 인물로 묘사된다.

 

물론 솔로몬도 다윗처럼 아주 이상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이처럼 역대기 저자는 솔로몬 임금의 인물 됨됨이를 손상시킬 만한 사건은, 그 어느 하나라도 기록에 아예 남기지 않았다. 곧 그의 통치 초기에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한 사건들, 그리고 말년에 궁중을 어지럽혔던 사치와 우상 숭배, 방탕한 생활에 관해서는 역대기에는 전혀 언급이 없다. 사실 솔로몬은 부왕 다윗의 지시와 세세한 계획에 따라 성전을 지은 임금이다. 그렇지만 역대기 저자는 열왕기 저자보다 훨씬 더 장엄하고 풍부하게 성전 봉헌을 잘 묘사한다. 또한 성전과 경신례에 대해서는 역대기 저자의 주요 관심사였다. 그래서 이 책의 첫째 목적이 성도 예루살렘의 성전과 그곳에서 거행되는, 경신례의 역사를 정확하게 제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더군다나 이 책의 처음에 나오는 족보들을 보면, 유다와 벤야민 지파의 족보가 다른 지파들의 족보보다 더 장황하다. 이는 이 두 지파가 다윗 집안과 예루살렘 지역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윗과 솔로몬의 후계자들의 역사에는 성전에 집중되고, 성전의 재건이나 경신례의 개혁에 우선순위를 둔 임금들은 대단히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아사와 여호사팟, 특히 히즈키야와 요시야가 그런 임금들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역대기 저자는 레위 지파에서 경신례를 주관하는 이들을 특별히 선호한다. 이들은 아론 집안 출신의 사제들이거나, 다른 집안으로서 레위 지파 출신의 레위인들이다. 이는 모세 오경, 에즈라나 느헤미야기보다 역대기는 수차례나 언급한다.

 

특히 레위기나 민수기의 전통을 받아들여, 역대기 저자도 나팔을 부는 임무와 제단에 희생 제물의 피를 뿌리는 임무는 사제에게 당연히 맡겨진 것으로 본다.[계속]

 

[참조] : 이어서 ‘4. 역대기 입문[4/4]’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역대기,사료,다윗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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