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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 역대기 입문[4/4] / 족보[1] / 1역대기[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07 조회수85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역대기 입문[4/4](역대기 주석 입문)

 

특히 레위기나 민수기의 전통을 받아들여, 역대기 저자도 나팔을 부는 임무와 제단에 희생 제물의 피를 뿌리는 임무는 사제에게 당연히 맡겨진 것으로 본다. 다만 레위인들도 단순한 하급 직책이 아니다. 그들은 계약 궤를 옮기는 이들이고, 성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문지기들이며, 성가와 악기 연주를 담당하는 이들이다. 더군다나 상황에 따라서는 사제들을 도와 제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제사를 거행하는 일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 역대기가 소개하는 전례 예식들에는 기쁨과 찬미와 감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역대기 저자 자신이 레위인들과 연관이 있거나, 아니면 레위인들의 평가 절하된 직능들을 재확립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또 다른 관점은, 역대기 저자가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예루살렘 성전과 그곳에서 거행되는 경신례의 유일한 합법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그리고 저자 자신의 시대에 예루살렘 이외의 지역에서 다른 성소들을 세우고, 다른 예식들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 부분은 특별히 사마리아인들 또는 분열을 처음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논쟁의 성격을 띤다. 이와 관련하여 역대기 저자가 솔로몬의 죽음에 이어진 왕국의 분열 다음부터는, 북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에 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이유의 설명도 가능하다. 이처럼 역대기 저자의 견해로는, 다윗 왕조로 유지되는 유다 왕국만이 합법적이었다.

 

사실 사마리아를 수도로 하는 북 왕국의 통치자들은 하느님의 참된 백성을 대표할 수 없는 분리주의자들이다. 그들의 수도 사마리아와 그들의 전례 예식들이 바알 숭배로 더럽혀졌기 때문이다. 이 상이한 신학적 관점들은 신정’(神政)이라는 표현처럼, 일종의 종합 개념으로 나아간다. 저자에게 하느님 백성의 역사란 자신이 속해 있는 유다 공동체 안에서 펼쳐지는 신정 왕국의 이상적 표징과 같다. 이 신정 왕국은 하느님께서 세우셨고, 그 머리에는 다윗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하느님만이 참 임금이시고, 다윗은 그분의 왕좌에 앉아 그분만을 대리할 따름이다.

 

성도 예루살렘의 유일한 성전에서 이루어지는 경신례는, 하느님의 백성이 사제들과 레위인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임금님이신 하느님께 충성과 기쁨과 찬양을 표현하는 것이다. 하느님 율법에 순종하는 일은 그분의 백성이 매일의 삶 안에서 지켜야 할 첫째 의무였다. 하느님과 그분 백성의 지속적인 관계는 철저한 상선벌악의 개념에 바탕을 둔다. 하느님의 정의에 따라, 모든 충성, 특히 예루살렘 왕좌에 앉은 임금들의 충성은 당연히 하느님의 복을 불러들이는데 반하여, 모든 잘못과 불순종, 특히 성전이나 전례와 관련된 잘못은 그분의 징벌을 끌어들인다.

 

더군다나 역대기 저자는 하느님의 상선벌악의 논리에 바탕을 둔 정의의 개념에 따라, 모든 사건에 대한 신학적 정당성을 제시하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그것은 므나쎄는 온갖 죄악을 저질렀지만 긴 세월 동안 나라를 통치하는 복을 받았는데,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회개를 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우상들을 치우고 성전을 정화하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요시야는 그토록 주님의 율법을 지키는 일에 충실하였음에도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는 그가 하느님의 뜻을 거슬러, 이집트 군사들이 아시리아를 도와 싸우러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역대기 저자의 작품은 현실 안에서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하려고 지난 과거를 이상화한다. 그리고 저자는 유다인들에게 다윗 시대의 신정 왕국을 끊임없이 상기시킴으로써, 경신례는 어떻게 거행해야 하는지, 하느님의 율법에는 어떤 자세로 순종해야 하는지, 상선벌악에 바탕을 둔 그분의 정의는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이처럼 역대기 저자의 책들은 과거 지향의 신학 전망을 밝히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그 책들은 곧바로 메시아 희망의 사상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역대기 저자의 특별한 관심을 끌지는 못하였다. 이처럼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서 저자는 하느님의 율법과 그분에 대한 경신례에 어떻게 충실해야 하는지, 현재를 위하여 그 지침을 마련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 듯하다.

 

역대기 상권의 첫 부분은 아담에서 다윗까지의 역사 전체를, 더 오래된 책들인 모세 오경과 역사서들에서 빌려 온 온갖 족보들로 요약한다.[계속]

 

[참조] : 이어서 ‘5. 아담에서 아브라함에 이르는 족보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역대기,전례 예식,경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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