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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07 조회수1,643 추천수12 반대(0)

2007년 본당신부를 할 때입니다. 제가 지역 교육담당 업무를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외부 일정이 많아지면서 주교님께 보좌신부님을 청했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저의 청을 들어주셨고, 본당은 처음으로 보좌신부님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달 전부터 여러 가지 준비를 하였습니다. 방을 청소하고, 침구류를 마련하고, 가전제품도 갖추었습니다. 성당입구에는 환영의 현수막도 걸어놓았습니다. 저 역시도 기쁜 마음으로 보좌신부님을 기다렸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했던 초대교회는 예수님을 잉태하였던 성모님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신 성모님은 특별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특별함은 성모님의 깨끗하심과 순결하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첫 번째 여성인 하와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아서 죄를 지었다면 성모님은 하느님의 뜻을 충실하게 따랐기 때문에 죄가 없이 태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신심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대축일이 되었습니다.

 

1854년 교황 비오 9세는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그녀의 잉태 첫 순간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단일한 은총과 특전으로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미리 입어(intuitu meritorum) 원죄의 물듦(labis originalis)에서 깨끗이 보호되셨다는 교리는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되었으므로 모든 신자들로부터 굳건하고 영구히 신봉되어야 함을 선언하고 선포하며 정의하는 바이다.”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교황님의 선포 4년 후에 프랑스 루르드에서 성모님이 벨라뎃다에게 발현하였습니다. 성모님은 18번 벨라뎃다에게 발현하셨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된 이(Immaculata conceptio)”라고 소개하면서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작은 성당을 짓도록 명했습니다. 또 땅을 파서 샘물을 마시도록 했습니다. 루르드는 세계 어느 순례지 보다 어머니 품에서처럼 포근하게 기도에 잠길 수 있는 곳입니다. 성모님의 발현 이래 이 곳에서는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고 이 기적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신학이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 신앙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과 관계를 회복한 점에서 참된 신앙인의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고, 성모님은 어려움이 있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성모님의 응답은 배우자인 요셉과의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요셉은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했지만 약혼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습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에서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였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며,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멀리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은 모두 하느님과의 관계회복을 체험하였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간구하였습니다.

 

우리는 잘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시대를 탓하고, 가정을 탓하고, 이웃을 탓하고, 친구를 탓하면 진정한 자신을 보기 어렵습니다. 삶의 기준이 성공과 권력 그리고 재물이라면 우리는 누군가를 탓하기 마련입니다. 작은 꽃은 절벽에 피어도, 길가에 피어도, 비와 바람을 맞아도 무엇을 탓하지 않습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하느님의 큰 영광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나의 존재를 위해서 우주는 150억년을 준비했습니다. 얼마나 큰 기쁨이고, 영광이겠습니까? 우리는 성모님에 대해서 많은 영광을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평생 동정이셨고,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고 이야기 합니다. 구원자이신 예수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영광과 칭송은 결과입니다. 성모님의 영광은 하느님께 대한 순명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성모님은 누군가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의탁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면 우리들 또한 빛의 자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우주보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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