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15 조회수1,629 추천수11 반대(0)

파란 감이 가을이 깊어 빨갛게 되면 늙어간다고 하지 않고 익어간다고 합니다. 잘 익은 감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늙어간다고 말하기보다는 익어간다고 하면 좋겠습니다.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는 것도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던 시메온과 한나는 신앙인으로 잘 익어갔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대사제들과 헤로데는 추하게 늙어갔습니다. 예전에 선배 사제들과 모임을 가질 때입니다. 젊은 사제였던 저는 늦은 시간까지 시간을 보냈고, 다음날 무척이나 힘들어했습니다. 그런데 선배 사제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 아침이면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서 성당으로 갔습니다. 사제로서 잘 익어가셨습니다. 어느덧 저도 다음 날 아침미사를 생각하며 일찍 들어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후배들의 눈에 잘 익어가는 사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시골 고모부 댁으로 갔습니다. 고모부는 사촌들을 부를 때면 세례명을 부르셨습니다. 세상의 이름도 있지만 세례명이 본명(本名)’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는 세례명으로 부른다고 하셨습니다. 친척 어르신들도 제게 본명이 무엇인지 물으셨고, 저는 늘 가브리엘이라는 세례명을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에 오면 3가지 이름을 가지는 것을 봅니다. 한국에서 부르던 이름, 미국에서 정한 이름, 그리고 세례명이 있습니다. 이중에 본명은 세례명이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교회는 앞으로 2년 동안 시노달리타스를 준비합니다. 21세기의 교회는 많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보편교회는 각 지역교회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합니다. 예전 공소의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다면 우리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은 해결 될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이면 가족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이름은 세례명인 본명을 불렀습니다. 주일에는 정갈한 옷으로 갈아입고 본당까지 묵주기도를 하면서 걸어갔습니다. 신앙의 단순함을 회복하는 것이 엉킨 실타래를 푸는 지름 길 같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는다면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지 못한다면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어째서 광야로 나갔습니까?’ 재물과 권력 그리고 명예를 찾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런 것들은 세상에 있다고 하십니다. 광야에서는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광야에서는 예언자를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예언자는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 23항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 구원받아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이제 세상 모든 것들을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면 취할 것이고,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지 않으면 버릴 것입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함 보다 아픈 것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 보다 단명함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과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은 현재를 살면서도 영원한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많은 것을 소유했어도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고통 중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구름 뒤에 비추는 태양을 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세상의 가치와 세상이 바라는 삶에서 벗어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좀 더 낮은 자세로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고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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