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18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17 조회수1,407 추천수9 반대(0)

예전에 친구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복잡한 일이 생기자 친구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잠시 하와이엘 다녀와라. 그러면 여기 일은 내가 처리할게!’ 그러자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네가 가라 하와이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유행성 출혈열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입니다. 친구가 병원으로 면회를 왔습니다. 당시는 서품 받은 지 1달이 안 되었을 때입니다.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품 받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성령이 충만할 거야! 죽으면 하늘나라 갈 거야!’ 친구가 한 위로의 말이었지만 들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좋으면 먼저가라 하늘나라.’ 벌써 30년이 지난 일입니다. 시장에 가면 덤으로 콩나물을 더 주듯이, 하느님께서는 제게 덤으로 시간을 주셨고, 아직까지는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제가 있는 뉴욕에는 한국에서 온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대전교구, 대구교구, 부산교구, 서울교구입니다. 연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것은 연줄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줄이 없으면, 연줄이 끊어지면 연은 곧 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신부님들이 뉴욕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교구라는 연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뉴욕에서 신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본사에서 지원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지면의 60%는 본사에서 보내 줍니다. 편집의 방향도 본사에서 정해 줍니다. 뉴욕에서는 본사에서 정해준 방침을 중심으로 미주지역의 소식을 편집합니다. 본사의 지원이 없다면 신문을 만들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구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태양계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달이 없다면 지구의 생태계는 지금과는 무척 다를 것입니다. 태양이 없다면 지구의 아름다움은 상상 할 수도 없습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울타리 안에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레미야 예언자는 그날이 온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유배 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유배 생활의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그날이 오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날을 만드는 걸까?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그날은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의로운 요셉은 마리아와 조용히 파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꿈에 천사를 만났고, 천사는 요셉에게 성령의 뜻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꿈에서 깨어난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날은 도전에 굴복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거센 도전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실천으로 그날은 만들어지는 겁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내가 성탄을 향해 가야만 성탄은 나의 성탄이 될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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