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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4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18 조회수1,706 추천수10 반대(0)

뉴욕은 한국에서의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뉴욕에서 운전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 실기시험을 다시 보아야 합니다. 필기시험은 영어와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3번 정도 문제를 풀어보았고, 대부분 예상 문제에서 출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된 예상 문제가 있어서 필기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실기시험은 강사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평행주차가 중요했고, 공식을 배웠습니다. 한국에서 운전하는 습관은 버리고, 처음 운전을 배우는 마음으로 하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다행히 감독관은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제게 강복을 청했고, 저는 감독관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실기시험을 보았고, 역시 한 번에 통과했습니다. 어느덧 뉴욕에서 면허를 따고 운전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세상의 기준인 성공, 명예, 권력은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나라에서는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감사했는지, 얼마나 나누었는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림시기는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지난 3주간 대림시기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대림 제1주일의 주제는 깨어있음입니다. 신앙인은 두 가지 차원의 시간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나는 물리적인 시간입니다. 우리는 이 물리적인 시간을 기준으로 우주의 역사는 150억년, 지구의 역사는 45억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다른 하나는 의미의 시간입니다. 가치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며, 구세주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의미의 시간입니다. 가치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깨어 있다는 것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는 것입니다. 시인은 떨어지는 낙엽에서 시를 만들어 냅니다. 가수는 흘러가는 구름에서 노래를 만들어 냅니다. 화가는 흔들리는 꽃을 보며 그림을 그립니다. 신앙인은 가난한 이들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깨어남입니다.

 

대림 제2주일의 주제는 인간의 권리입니다. 교회는 대림 제2주일은 인권 주일로 정했습니다. 사람은 성별, 이념, 세대, 피부색, 계층으로 차별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가난한 이, 가장 헐벗은 이, 가장 아픈 이, 감옥에 갇힌 이에게 사랑을 주면 그것이 바로 주님을 사랑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성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산과 언덕은 평평해지고, 골짜기는 메워질 것입니다.’원의 중심에서 원의 둘레는 모두 같은 거리에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우리는 모두 같습니다. 지위도, 능력도, 업적도, 학력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교만, 욕심, 허영, 이기심이라는 언덕과 산을 깎아 내려야 합니다. 믿음, 희망, 사랑으로 골짜기를 채워야 합니다. 나눔, 헌신, 희생으로 골짜기를 채워야 합니다.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오직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황이 되신 후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람페투사였습니다. 교황님이 이민자들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씀 하신 후, 이민자들의 무덤이었던 람페투사는 이민자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대림 제3주일의 주제는 자비입니다. 자비의 또 다른 말은 공감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어 오시는 이유는 바로 , ,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를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 이유도 나의 죄를 대신해서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자비이고,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넷째 왕의 전설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동방박사는 4명이었다고 합니다. 3명의 박사는 별을 따라서 길을 갔지만 4번째 박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길을 가는데 강도를 당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가져간 보물을 팔아서 강도당한 사람을 구해 주었습니다. 헐벗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보물을 팔아서 옷을 사 주었습니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사람을 만났습니다. 보물을 팔아서 옥에서 풀어주었습니다. 보물을 모두 팔아버린 4번째 박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베들레헴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 드릴 선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예루살렘 언덕에서 4번째 박사는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박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내가 강도당했을 때 함께 했고, 내가 헐벗었을 때 함께 했고,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 함께 했습니다.” 네 번째 박사는 비록 아기 예수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강도당한 이들에게서, 헐벗은 이들에게서,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서 이미 아기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자비로운 마음을 가진다면, 공감의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대림 제4주일입니다.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신비를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죄를 많이 지었고, 별로 잘한 것도 없는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모든 권능과 모든 권세를 가지진 분이 아주 연약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천한 마구간에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쁜 꽃이 그 고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는 어두운 땅속에서 끊임없이 양분과 물을 찾아 고생하는 뿌리의 수고와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건강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기쁘게 생활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주님의 성탄을 이렇게 잘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우리를 사랑한 고마운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모여 기도하고, 주님께서 하신 약속들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면,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한다면 바로 이곳에도 분명 주님께서는 오실 것입니다. 2000년 전에 엘리사벳과 마리아를 사랑하셨던 그 주님은 이 자리에 있는 우리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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