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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 사울의 죽음 / 다윗의 통치[2] / 1역대기[1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19 조회수81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 사울의 죽음(1역대 10,1-14)

 

다윗의 통치를 다루면서 역대기 저자는 비교적 짧게 사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요약하고 변형시켜 다시 소개한다. 이처럼 사무엘기 상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는 그의 죽음과는, 어쩌면 사뭇 다르다(1사무 31). 저자는 여기에서 사울 왕국의 역사를 다 알려진 것으로 전제하여 다시 세부적으로 되풀이하지 않는다. 이 대목을 전하는 의도는 사울 왕국이 어떻게, 그리고 왜 다윗에게 넘어갔는지를 설명하려는 것뿐이다. 저자의 주요 관심사는 오로지 다윗 왕국의 역사에만 있다. 그는 후계자도 없이 수치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불충했던 임금으로, 나아가 영원히 지속될 왕국을 가지게 될 충실한 임금 다윗을 의도적으로 대비시키는 데에 주력한다.

 

다윗의 통치 첫 내용은 필리스티아인들이 이스라엘에 싸움을 걸어 온 사울의 마지막 전투다. 많은 이스라엘 군사들은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무작정 도망을 치다가, 길보아 산에서 살해되어 쓰러졌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사울과 그의 아들들 뒤에 바짝 따라붙어서, 사울의 아들들인 요나탄과 아비나답과 말키수아를 쳐 죽였다. 또 사울 가까이에서 싸움이 더욱 격렬해졌다. 그러다가 활을 가진 적의 궁수들이 사울 임금을 발견하였다. 그는 그 궁수들에게 부상을 입었다.

 

그러자 사울이 자기 무기병을 불러 이렇게 명령하였다. “어서 칼을 뽑아 나를 찔러라. 그러지 않으면 할례 받지 않은 저자들이 와서 나를 저주하며 희롱할 것이다.” 그러나 그 무기병은 너무나 두려워서 감히 찌르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사울은 자기 칼을 똑바로 세우고는 그 위에 엎어졌다. 이렇게 사울이 죽는 것을 보고, 임금의 무기병도 칼 위에 엎어져 죽었다. 그리하여 사울이 죽고, 또 그의 세 아들을 비롯해 사울의 온 집안이 다 죽고 말았다.

 

이 내용에서 사무엘기에는, ‘사울의 온 집안대신 사울의 모든 부하(1사무 31,6) 다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역대기 저자는 여기에서 사울 집안이 완전히 사라져 어떤 후계자도 있을 수 없음을 은연중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실제 역사에 따르면 이와는 달리, 사울의 아들 이스 보셋이 임금이 되어 이태 동안 나라를 다스렸고(2사무 2,10), 사울의 손자이며 요나탄의 아들인 므피보셋과 사울의 다른 아들들이 더 많이 있었다(2사무 21,7-9). 그런데도 역대기 저자는 사울 자손의 족보를 이전에 상세히 소개한 다음(9,39-44 참조), 사울의 죽음과 함께 그의 역사가 완전히 끝나고 마치 그 집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묘사를 한다.

 

이처럼 이스라엘 군사들이 도망치고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죽는 것을 보고, 골짜기에 있던 이스라엘인들은 모두 성읍을 버리고 도망쳤다. 그러자 필리스티아인들이 거기로 와 살았다. 그 이튿날 필리스티아인들이 와서 살해된 이들의 옷을 벗기다가,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산 중턱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사울의 옷을 벗기고 그의 머리와 갑옷을 거둔 다음, 필리스티아인들의 땅 곳곳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저희 우상들과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알렸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그의 갑옷을 자기들의 신전에 보관하고, 머리는 다곤 신전에 매달아 놓았다. 이 부분 역시 사무엘기에 따르면, 필리스티아인들은 사울의 갑옷을 아스타롯 신전에 보관하고, 시체는 벳산 성벽에다 매달아 놓았단다. 그렇지만 역대기 저자는 아스타롯은 언급하지 않으나 필리스티아인들의 신인 다곤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한다. 아마도 이는 사무엘기의 전승과는 달리 다른 전승에서 정확한 자료를 얻은 것 같다. 그 후 온 야베스 길앗은 필리스티아인들이 사울에게 한 이 모든 일들을 전해 들었다. 그러자 그곳의 온 용사들이 모두 나섰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울의 시신과 그 아들들의 시신을 거두어 야베스로 모셔다가, 그들의 뼈를 야베스에 있는 향엽나무 밑에 묻고 이레 동안 단식하였다. 이 대목 역시 사무엘기는 야베스 주민들이 밤새도록 걸어가서사울의 주검을 찾아다가 불태웠다고 서술한다. 그렇지만 역대기 저자가 이 부분을 빠뜨린 것은 당시 율법에서도 주검을 밤새도록 매달아 놓아두는 것과(신명 21,22-23) 범법자와 간음한 자들에게 유보된 형벌인 화형을(레위 20,14; 21,9) 일반인들에게는 금지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야베스 주민들은 사울이 자기들을 구해 준 일들을 새겨(1사무 11), 그의 장례를 이례나 단식까지 하면서 성심 성의껏 치러 준 것으로 보여 진다.

 

이리하여 사울은 주님을 배신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죽었다. 그는 주님 분부를 따르지 않아 배신하였고, 영매를 찾으면서도 주님께는 문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를 죽게 하시고 이사이의 아들 다윗에게 나라를 넘기셨다. 이는 역대기에만 나온다. 저자의 신학적 판단에 따르면, 사울이 죽은 것은 주님 뜻에 따른 것으로, 그가 주님께 불충하였고 특히 영매를 찾아가 문의하였기에(1사무 28) 그리 된 것으로 본다. 그런데 사실 사울은 처음에 주님께 문의하였으나(1사무 28,6) 주님께서 대답해 주지 않으셨다. 따라서 저자는 사울의 불충은 하느님께서 그를 심판하시는 것과, 그의 왕국이 다윗에게 넘어가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제시를 한다.

 

역대기 저자는 사울의 죽음을 간단히 언급을 하고는, 그의 아들 이스 보셋이 이스라엘의 나머지 백성을 다스리는 동안의(2사무 14), 다윗이 헤브론에서 다스리던 칠년 반의 그 통치 기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다.[계속]

 

[참조] : 이어서 ‘2. 다윗이 임금이 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사울,아비나답,길보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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