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20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19 조회수1,665 추천수12 반대(0)

번개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친구가 왔을 때, 연락해서 모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교님이 오시면 사제들이 모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리 약속은 없었지만 꼭 모여야 할 이유가 있으면 모이는 것입니다. 번개처럼 갑작스럽게 모인다고 해서 번개팅입니다. 한국에서 뉴욕으로 희망을 파는 사람들이라는 재단을 운영하는 가수가 왔습니다. 노래도 좋고, 의미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다들 그렇게 번개 같은 연락을 받고 희망을 파는 사람들의 1890회 공연을 장의사에서 보았습니다. 공연을 하는 가수도 여러 곳에서 공연을 해 보았지만 장의사에서는 처음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고인과 이별의 아픔을 나누는 장례식장에서 희망과 사랑의 따뜻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로, 교통사고로, 전쟁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희망을 파는 사람들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간직하고, 생의 의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공연하였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던 마포대교에서 10년 동안 공연했다고 합니다. 역 앞에서는 노숙자들을 위해서, 소록도에서는 나환우들을 위해서,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캄보디아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공연했다고 합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뉴욕에 사는 자매님이 가수의 노래를 들었고, 그 취지와 의미에 감동해서 뉴욕에서의 공연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뉴욕에서도 희망을 파는 사람들지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사라지듯이, 희망을 품는 사람들이 있으니 추운 겨울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노래도 좋았고, 중간 중간에 들려주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7년째 부산역 앞에서 노숙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7년 전에 가족들과 처음으로 여행 간 곳이 부산이었다고 합니다. 부산에 도착할 무렵 교통사고가 났고, 10일 후에 깨어보니 아내와 딸은 이미 하느님 나라로 갔고, 본인만 살았다고 합니다. 가족을 두고 떠날 수가 없어서 부산역 앞에 머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돈도, 명예도, 능력도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 옆에 있는 가족이 소중하다고 이야기합니다. 88세 노인이 작년에 하느님 품으로 간 할머니를 위해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청했다고 합니다. 60년 넘게 함께 살았던 할머니가 그립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와 노래가 어우러져서 진한 감동이 전해졌습니다. 바쁜 가운데 번개팅을 주선해주신 하늘가족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께서 주선하신 번개팅의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자렛에 사는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을 보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께서 이루시려는 일을 마리아에게 전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가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합니다. 마리아는 아직 남자를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 있을 거냐고 이야기합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이니 가능하다고 전합니다. 이에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선하신 번개팅은 마리아의 순명으로 아름답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놀라우신 구원계획은 나자렛 시골처녀 마리아의 순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운명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날 장소, 태어날 성별, 태어날 집안을 선택해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운명처럼 주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베드로와 유다는 똑같이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유다는 희망을 버리고 절망하였습니다. 그리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한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베드로는 절망을 버리고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베드로는 초대교회의 으뜸 사도가 되었고, 2000년이 지난 지금도 희망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번개처럼, 운명처럼 다가오는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나자렛의 마리아처럼 순명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나자렛의 마리아처럼 숙명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나의 순명과 숙명을 통해서 어둠 속에 빛을 밝히듯이 희망의 불을 밝혀 주실 것입니다. ! 곧 성탄이 다가오네요.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천사의 아룀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시어 성령의 빛으로 주님의 성전이 되셨으니 저희도 동정 마리아를 본받아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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