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요즘 가슴이 참 많이 아픕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12-29 조회수996 추천수6 반대(3) 신고

 

천주교에 입교한 지 10년이 갓 지났지만 마음이 참 괴롭습니다. 여러 종교를 거쳤고 개종 후부터 고민이 된 부분이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공동체로부터 사랑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상처 또한 큰 게 사실입니다. 그 상처를 생각한다면 벌써 냉담을 하고 하느님을 떠나도 수십 번은 더 떠났을 겁니다.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일개 평신도로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주제 넘는 말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신앙 공동체는 신앙으로 뭉쳐져야 하는 게 당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례나 미사 때 성전 내에서만 형제자매이지 성전 문 밖만 나가면 평화를 빕니다.”라는 인사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아니 시기, 질투는 미사 전례 때 제사를 지내는 그 순간에도 존재를 합니다. 다만 그걸 숨길 뿐입니다. 겉으로는 표시를 하지 않을 뿐, 속에는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이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성당을 다니는가? 성당을 다니긴 다니는데 정확한 정체성이나 가지고 다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다는 아니지만 거의 대다수 신자는 미사만 봉헌하고 단순히 레지오라든지 그런 활동만 하면 신앙생활의 모든 모습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은 외형적인 모습입니다. 그건 하나의 신앙이라는 틀 속에서 하드웨어에 불과한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저는 컴퓨터에 비유를 하고 싶습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습니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잘 구성돼 있어도 소프트웨어가 불량이거나 하자이면 그 컴퓨터는 무용지물입니다.

 

지금 제가 10년 동안 천주교에 몸을 담으면서 느낀 것은 하드웨어 측면은 천주교를 따라갈 종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다고 많은 종교를 다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이건 경험하지 않아도 개종하기 전에도 다양한 종교 서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도 느끼는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요즘은 마치 불교에 빗대어 표현하면 그냥 불상에 절만 하는 형식으로 불공드리는 신자의 모습이 천주교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세상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앙 안에서도, 성경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정의와 공정은 그냥 하나의 이상에 불과한 말이 되었습니다. 신앙 공동체 내에서는 겉으론 정의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불공정이 존재하고 신앙 공동체에서도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정치에서 볼 수 있는 진영 논리처럼 좌파, 우파 이런 진영 논리가 존재한다는 게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픕니다.

 

천주교에서 영세를 받은 사람은 신분 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처절하게 반성해야 될 것입니다. 요즘 교회의 현실을 보면 지금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판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문제는 서두에 언급했듯이 하드웨어는 우수하다고는 하지만 소프트웨어에 하자가 많아도 많은 정도가 아닙니다. 지식으로 신앙생활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앙생활을 하면 어느 정도는 신앙에 필요한 기본과 영성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지식은 꼭 학문적인 지식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의 천주교 신앙 공동체의 현실은 이런 것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대화를 해 보면 이건 천주교 신자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실 이건 일정 부문 교회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세를 받기 위한 예비자 교리를 받을 때만 교리를 배울 수 있고 그때만 아니면 평생 자기가 공부하지 않으면 그 밑천으로 천국에 갈 때까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중간에 어떤 교육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수준으로는 신앙 재교육에는 솔직히 미미한 실정입니다. 우리 천주교는 '사자 쌔끼' 양육방식입니다. 강한 자만이 자생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자기가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고도 생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냉정하게 말하면 생존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힘듭니다.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냥 몸만 담고 외형만 성당에 나오는 비근한 표현으로 성당 마당만 밟는 신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그냥 맹목적인 신앙생활을 했다가는 그냥 허수아비 신앙으로 변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체험한 종교적인 경험 외에도 타 종교와 비교해서 볼 땐 우리 천주교는 처절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종교나 세상을 불문하고 인간이 사는 집단 내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없는 곳이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불과 짧은 세월 동안 경험한 바로는 천주교 공동체만큼 시기, 질투가 심한 곳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다른 여타 종교도 그런 게 있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렇게 심한 곳은 천주교가 처음입니다. 불교가 이런 부분에서는 가장 깨끗한 것 같습니다. 이건 불교 자체가 깨끗해서 그런 게 아니고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시기, 질투할 그런 요소나 환경이 다소 적기 때문에 그렇다고 저는 봅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판단한 것입니다

 

시기와 질투 이런 건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이라고 치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공동체 내에서도 바깥 세상처럼 어떤 진영 논리로 신자들 사이를 편나누는 식으로 양분되는 것은 이건 신앙 공동체 내에서는 졀대 있어서는 안 될 현실인데도 실제 이게 존재한다는 게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이런 건 모든 종교가 다 가질 수 있는 인간 속성 중 하나입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른 종교는 모르겠지만 천주교는 하느님을 믿는 가장 순수한 혈통이기 때문에 다른 종교와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지론입니다.

 

수많은 강론과 기도 속에 사랑과 희생을 하라고 가르침을 받지만 우리가 그런 가르침을 그건 귀로만 받아들이고 현실은 비방과 비난, 비판이 너무나도 많다는 게 현실입니다. 수없이 주님의 기도를 하면서 기도 속에 나오는 용서의 가르침도 있지만 허울만 있는 앵무새 기도를 하는 경우가 사실입니다. 이런 사실은 저도 여기서 사실 자유롭지 못합니다. 방금 주님의 기도를 하고 나서도 바로 그 기도를 언제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서로 앙금이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는 모습도 많이 봐왔습니다. 그 기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런 게 있다는 것도 참 가슴 아픈 현실이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도 인간이지만 인간이라서 나약한 존재라고 아무리 말은 하긴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행동양식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무리 연약한 인간이라도 말입니다. 저도 한없이 부족한 인간이지만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에 다시 한 번 더 우리의 신앙을 저도 그렇지만 철저히 되돌아봐야 될 것입니다.

 

나는 제대로 하느님의 길을 따라 가고 있는지 하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제가 하느님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비록 부족한 사람이긴 하지만 잘못 가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저건 잘못된 길이지 않나 하고 그 정도는 사리분별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도둑도 도둑질을 할 때 도둑질이 나쁘다고 하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말입니다. 저는 그런 심정입니다. 저도 못난 사람이지만 우리 모두가 이런 것은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신앙 공동체는 그 공동체 모든 사람들을 다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좀 더 사랑의 눈길로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시기와 트집의 눈으로 바라보며 힘으로 공동체 내에서 누군가를 밀어내는 그런 아픈 현실은 제발 좀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천년 만년 사는 인생도 아니고 고작 기껏 살아봐야 백년 사는 인생인데 그렇게 아옹다옹하며 살아간다면 그처럼 불쌍한 영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도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러할진데 더구다나 하느님을 믿고 따라간다는 믿음의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그 영혼은 정말 더더욱 불쌍한 영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의 마음 같아서는 그냥 신앙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서 참 답답한 게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 진정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백 번 양보해서 사랑은 실천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공동체 구성원들 간에 최소한 서로 세상에서나 있는 진영 논리로 서로 이간질 하는 행동을 해서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 정말 간절합니다. 서로 부족해도 좀 더 하느님의 마음으로 품어주는 신앙인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우리는 그런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 신앙에도 소양과 지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게 바로 신앙지식이지 제가 말하는 신앙지식은 학문적인 신앙지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신앙 공동체에서도 세상처럼 힘의 논리가 지배하게 된다면 그처럼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공동체를 파멸시키는 행위입니다. 이건 한 개인 자신이 저지르는 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죄는 다른 무구한 선량한 사람들의 영혼까지도 짓밟는 엄청난 죄를 저지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개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철저히 자성하고 반성과 회개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먼 미래에 하느님의 얼굴을 차마 볼 용기가 없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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