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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수도원 신부님의 강론과 예수님 강론의 공통점.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06 조회수1,137 추천수2 반대(0) 신고

 

몇 년 전에 우연히 마산 진동 가르멜 수도원에 새벽미사를 참례했는데 그날은 손님 신부님이 미사를 주례하셨습니다. 제가 손님 신부님이라고 표현을 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본당에서 주임신부님 외에 오시는 신부님을 손님 신부님이라고 호칭하기에 저도 편의상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의 강론을 그날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강론 스타일이었습니다. 일단 가르멜 수도원 신부님이셨기 때문에 가르멜 수도원의 대표적인 영성가인 대 데레사 수녀님의 책인 '완덕의 길'을 바탕으로 해서 강론을 하셨습니다. 그 책도 성경의 장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게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해서 챕터로 구성된 것입니다. 강론을 하실 때 몇 장 몇 장 이런 식으로 언급을 하시면서 마치 성경 말씀을 말씀으로 인용하시면서 강론하시는 형태로 강론을 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성경 말씀으로 하신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강론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때의 신선한 충격을 잘 아는 수도원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드니 이분의 화려한 경력을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처음 마산 진동에 있는 수도원이 설립됐을 때 계셨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그 이후에 전국 가르멜 수도원 피정을 하게 되면 마산에서 하게 됩니다. 숙박의 모든 조건이 다른 곳에서는 할 여건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그때 제가 아는 신부님께서 라이문도 신부님과 영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선해 주셨습니다. 수도원 뒤쪽에 정자가 있는데 저는 그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신부님께서 어찌 이런 장소를 아시는지 하고 여쭤보니 원래 처음에 수도원 건립했을 초창기에 계셨다고 하신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 시간 조금 넘게 대화를 했습니다. 특히 기도와 묵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신부님께서 하신 강론 형식과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드는 생각 중에서 하나의 작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의 단일한 출처인 소서(source)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강론을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말씀으로 하셨고 이 신부님은 '완덕의 길' 영성 서적을 바탕으로 해서 하신 것입니다. 다른 세상적인 일화나 어떤 비유도 가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서도 그날 복음의 주제를 바탕으로 해서 강론을 이끌어가시는 모습에 처음으로 개종 후에 감동적인 강론을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개신교도 예전과같이 말씀으로만 이 신부님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설교하는 유능한 목사님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요즘 유튜브에서 보이시긴 하지만 개신교에서 이 분야에 아주 뛰어난 목사님이 계십니다. 이해인 수녀님과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신 목사님이시더군요. 광안리 수녀원에서도 미사에 참례한 적도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이분의 설교를 테입으로 들었는데 요즘 유튜브에도 간혹 올라오긴 하지만 예전의 유명한 설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분의 설교는 한 시간 이상이 넘는 설교를 다 외워서 하십니다.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말씀을 인용하실 때만 딱 원고를 보십니다.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시간 정도의 말씀 원고를 다 외우실 정도이시면 그 말씀을 못 외우시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언급하실 때 원고를 보는 이유는 그게 목사의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신자들에게 각인시켜 주시기 위해서 원고를 보신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설교도 아주 훌륭하지만 더더욱 그 설교가 훌륭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언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관점에서 보면 그분의 어휘 선택 능력이 아주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단어를 취사선택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설교를 들을 때마다 느낍니다. 

 

상황에 맞는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설교의 주제와 내용이 뚜렸하고 선명합니다. 이건 개신교의 다른 목사님들도 흉내내기 힘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모든 설교가 다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설교를 들어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어떤 설교는 원주 교구 신부님께도 몇 편 보내드렸습니다. 솔직히 신부님께서도 인정하셨습니다. 목사님의 설교이지만 어떤 복음을 설교했는데 정말 감동하셨다는 소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도 타종교분이시지만 어떻게 말씀을 연구했으면 이런 설교가 나오는지 감탄을 하시더군요. 

 

언제 한번 이분의 설교 원고를 인터넷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땐 노트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수기로 다 작성하였던 시절의 설교였습니다. 그 원고를 보기만 해도 훌륭한 설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글에서 예수님을 비롯해서 신부님 한 분의 강론과 개신교 목사님의 설교의 예를 들었습니다. 셋 모두 말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대언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 나오는 말씀처럼 말씀 그 자체의 은혜에 군중들이 놀라워하는 것처럼 말씀은 말씀 그자체로 은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느낄 수가 있을 겁니다. 말씀이 좀 더 훌륭하게 조리가 된다면 금상첨화일 거라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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