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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훌륭한 조연 세례자 요한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08 조회수1,021 추천수2 반대(0) 신고

 

인생은 한 편의 연극과도 같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에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님의 강연을 하나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들었던 내용 중에 인상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가 관람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분이 여러 가지 예를 들어가면서 이것일까요? 또 저것일까요? 이런 방식으로 말씀하시다가 끝에 “바로 이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시나리오 대본을 쓸 때 맨 처음부터 작가가 항상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설정을 어떻게 할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주인공을 드러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주인공은 숨기면서 조연을 통해 간접적으로 주인공을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20년 전에 들은 강연인지라 선명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결론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다시 묵상하면서 문득 그때 들었던 강연이 생각났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잊혀졌던 기억이 오늘의 묵상을 읽으면서 다시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마치 세례자 요한은 철저히 조연을 잘 한 배우와 같았습니다. 오늘 복음에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집중적으로 묵상했습니다. 자기도 똑같이 세례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스승이신 세례자 요한이 증언하신 분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제자의 입을 통해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바로 세례자 요한이 얼마나 철저히 조연의 역할을 잘 하였는지를 극명하게 잘 드러내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입장을 평소 어정쩡하게 표명하고 했더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혼선만 가져다 주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그랬기 때문에 예수님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걸 하나의 역사적인 관점에서 평가를 하는 '역사비평'을 하면 어떤 비평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렇게 비평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두각을 나타낼 수도 없었겠지만, 이미 예수님의 신성을 알아봤기 때문이겠죠. 설령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행동을 할 수가 있었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만약 하나의 인간적인, 역사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만 봐도 이런 사례를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더라도 훌륭한 주인공 못지않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때 교수님의 강연 끝에 내린 결론이 아주 특이한 결론을 내리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실제 우리는 조연으로 알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때로 조연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여러분이 인생을 살면서 한번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시면서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내용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그때 그 교수님 말씀의 의미가 조금 이해가 되는 듯합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 말의 의미를 세례자 요한에게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보면서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철저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주인공 못지않게 성경이라는 역사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했더라면 아마 2000년 역사에 있어서 오명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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