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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주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16 조회수750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카나에서 일어난 최초의 기적,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잔치도 여러 잔치가 있습니다만 혼인 잔치는 한 사람과 한 사람의 만남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축하의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게 술입니다. 술이라는 게 건강이라는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술이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동안 많은 기적을 행하셨는데 왜 첫 번째 기적을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셨을까 하는 걸 묵상해봤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잔치에 초대가 되면 그냥 형식적인 초대에 응할 수도 있고 초대를 한 사람과의 어떤 관계가 있으면 그 관계 때문에 단순히 초대를 넘어서 잔치에서 일어나는 일을 거들며 도와줄 수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복음에서 일어난 배경을 보면 그냥 단순히 형식적인 초대에 응하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초대를 한 사람과의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남의 집 잔치에 물론 잔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술이 떨어졌을 때 술이 떨어진 상황을 보고서 단순히 이 집 잔치에 이제 술도 다 떨어져가는구나 하고 말은 할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남의 잔치집 일꾼들에게 지시를 내린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걸로 봐서도 그런 상황에서라면 성모님이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셨을 겁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그냥 성모님께서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걱정하시는 마음으로 잔치집에 술이 있어야 하는데 없게 되자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하고 걱정하는 듯한 말씀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때'를 언급하셨던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예수님의 때'라는 말씀을 하시는 건 우리가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 조금 이상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네, 어머니. 그렇네요. 어쩌면 좋을까요."하고 공감하며 말씀을 드리는 게 자연스런 반응이실 겁니다. 

 

혼인잔치는 기쁜 날입니다. 기쁜 날에 여흥을 즐기게 해 주는 술인 포도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 포도주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혼인잔치는 세상 종말까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거룩한 주일입니다. 주일은 하느님과 저희가 만나는 날입니다. 영적인 의미에서는 신랑이신 예수님과 신부인 우리가 만나는 날입니다. 단순히 만나는 날이 아니고 혼인하는 날이라고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혼인은 한 번만 하는 것이지 미사가 열릴 때마다 또 주일마다 매주 혼인한다면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혼인은 한 번만 하면 그게 가장 아름다운 혼인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사랑을 했다는 걸 상징하니까 말입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예수님의 현존이 실종된 상태라고 보면 어떨까요? 

 

예수님께서는 언제까지나 지상에서 계속 계실 상황이 아니셨고 또 승천을 하셔야 하는데 그때를 상징하는 게 바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것 같다고 저는 묵상을 해봅니다.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아도 우리는 예수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예수님께서는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이 재료였던 것입니다. 기적이 일어난 시점은 언제인가요? 바로 물독에 물이 가득 채워지고 난 후였습니다. 물은 정결례에 쓰이는 물이기 때문에 깨끗한 물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왜 정결례에 쓰이는 물과 물독이 등장했는지 그 이유를 묵상하고 싶습니다. 물독은 우리 인간의 몸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그 물독에 들어 있는 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깨끗하게 됐을 때 그것도 가득찼을 때 그때 비로소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 바로 우리의 몸이 예수님과 같은 신성으로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사건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였습니다. 이렇게 하신 것은 당신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었다고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과방장이 한 말을 보면 포도주는 계속 있어야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 포도주는 바로 예수님의 피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바로 우리의 마음의 그릇에 담긴 물을 가지고 만들었던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육신인 인성이 예수님의 신성에 참여하는 게 미사이고 그 만남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혼인잔치가 아닐까요? 미사 때 물과 포도주를 봉헌하게 되면 섞는 과정이 바로 인성과 신성이 만나는 것을 상징한다는 걸 처음 영세를 받고 난 후에 궁금해서 신부님께 복사를 서면서 여줘보니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사는 하느님의 천상 잔치를 미리 이 세상에서 재현해 우리가 그걸 맛보는 것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포도주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포도주는 예수님의 피지만 그 피가 떨어지면 되지 않으니 그 피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 재료가 바로 우리의 정결한 마음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정결한 마음이 가득찰 때 우리의 인성이 하느님의 신성으로 변화가 되어 완전히 한몸으로 될 것입니다. 바로 물이 포도주로 변화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이 기적의 단초는 성모님께서 정보를 알려주셨고 또 때를 기다리신 것입니다. 이때 성모님의 이런 모습이 무엇일지도 생각해보면 우리가 예수님과 하느님을 만나는 혼인에는 반드시 성모님이 그렇게 되도록 조력을 해 주셔야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암시도 해 주는 것 같다는 걸 묵상하게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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