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30 조회수1,506 추천수11 반대(0)

김대건 안드레아 부제님이 중국에서 의주, 평양을 거쳐서 한양으로 왔던 이야기를 가톨릭평화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내용이 생생하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1845년이면 김대건 안드레아 부제님은 25살이었습니다. 영하 20도가 넘는 길을, 눈이 허리까지 쌓인 길을 신발도 벗고 12킬로를 걸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캄캄한 밤에 걸었다고 합니다. 오직 기댈 곳은 하느님이기에 묵주를 돌리고 또 돌렸다고 합니다. 겨우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마중 나오기로 한 신자들과는 만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지치고, 지쳐서 거의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 드디어 신자들을 만났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발은 동상에 걸렸고, 한양에 도착해서는 보름동안 몹시 앓았다고 합니다.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한국인 첫 번째 사제요, 순교자입니다. 생각해 보니 성인이 걸은 길은 언제나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성인은 가시밭길에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을 찾았고,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다윗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왕, 이스라엘을 통일했던 왕 다윗이지만 그의 길도 꽃길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전쟁에 나가 승리했지만 그 때문에 사울 왕의 질투를 받아서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아들 압살롬의 반란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충실한 부하를 전쟁에서 죽게 하였고, 부하의 아내를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다윗은 깊이 뉘우쳤고, 뉘우치는 다윗의 기도는 시편에 남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 저의 죄에서 저를 말끔히 씻으시고 저의 잘못에서 저를 깨끗이 하소서. 저의 죄악을 제가 알고 있으며 저의 잘못이 늘 제 앞에 있습니다. 당신께,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 죽음의 형벌에서 저를 구하소서, 제가 악인들에게 당신의 길을 가르쳐 죄인들이 당신께 돌아오리이다. 하느님께 맞갖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 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교회는 고인을 위한 연도에서 다윗의 기도를 바칩니다. 고인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천국으로 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도합니다.

 

31년 저의 사제생활을 돌아보면 대부분 꽃길이었습니다. 보좌신부 8, 본당 신부 8, 사목국 3, 연수 3, 청소년국 1, 성소국 5, 평화신문미주지사 3년입니다. 추운겨울이면 따뜻한 사제관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사제관에서 있었습니다. 제 스스로 어디를 찾아가기보다는 늘 교우들과 함께 다닐 수 있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강론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교무금과 헌금이 있기에 본당 재정에 큰 신경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교구에서는 1년에 한번 피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동창신부들도 많았습니다. 미국 뉴욕으로 올 때 비자 신청도 평화신문 본사에서 서류 준비를 다 해 주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톨릭평화신문미주지사의 재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아직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꽃길을 걸으면서도 때로 짜증내고, 걱정하고, 불평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어느덧 2022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시밭길일지라도, 꽃길일지라도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2월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마귀 들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군대라고 불리는 마귀였습니다. 수천의 마귀가 사람을 괴롭혔으니, 사는 것이 힘들었을 겁니다. 삶 자체가 가시밭길이었을 것입니다. 마귀 들린 사람은 예수님을 만났고, 마귀에서 벗어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귀에서 벗어난 사람에게 가족들에게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마귀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사람은 이제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예수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을 전하였습니다. 가시밭길이 주어진다 할지라도 하느님의 영광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꽃길이 주어진다면 좀 더 겸손하게 감사드리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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