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설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1-31 조회수1,652 추천수10 반대(0)

설날입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2022년은 범의 해입니다. 비범하고, 대범한 것도 좋지만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맛볼 수 있는 2022년이 되면 좋겠습니다. 마스크 없이 서로의 환한 얼굴을 마주보고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2022년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한해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난 한해 인생의 그림을 성공적으로 그렸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분들은 지난 한해 시작부터 인생의 그림을 망치고 후회와 번민 속에서 한해를 마쳤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잘 그리던 인생의 그림이 끝에 가서 그만 엉망이 되어버린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들에게 새로운 한해라는 흰 색의 도화지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런 하느님의 배려와 따뜻하신 사랑에 감사를 드리면서 새로운 한해 열심히 인생의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뉴욕에 있으면서 코로나 검사를 3번 받았습니다. 별 증상이 없어서 가능하면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동료 신부님들이 외부활동이 많으니 받아보라고 해서 부득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를 받고 하루가 지나면 인터넷으로 결과를 알려줍니다. 음성이 나왔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손수 검사할 수 있는 도구가 있습니다. 신부님 4명이 약국에서 구입해서 검사를 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4명 모두 음성이 나왔습니다.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주위에 많은 분들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사를 받으면서 3부류의 유형을 보았습니다.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행을 가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려면 증명서가 있어야 하기에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피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좋은 생각’ 12월호를 읽으면서 회피, 도피, 대피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피한다는 의미에서는 비슷하지만 심리적인 면에서는 많이 달랐습니다. 회피는 무의식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웬만하면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회피는 가상의 위험에 대한 반응입니다. 회피는 위험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벌어지지 않은 일을 미리 상상하고 피하는 것입니다. 회피는 위험을 외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피는 의식적인 차원의 반응입니다. 도피는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도피는 실재하는 위험에 대한 반응입니다. 산에서 멧돼지를 만나면 일단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피는 위험에서 멀어지고 위험을 느낀 대상에서 확실하게 도망치는 것입니다. 대피는 아직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준비입니다. 어릴 때 민방위 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입니다. 컴퓨터의 자료들은 외장하드에 따로 저장해 놓기도 합니다. 삶의 태풍이나 폭설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당 할 수 없는 문제와 역경 앞에서는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위험이 약해지거나, 감당할 힘이 생길 때 앞으로 나가면 됩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마귀가 팔을 벌려 수레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벼드는 것을 일컫습니다. 공자가 제자 자공에게 너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니 자공이 답했습니다. “저는 길에서 주워들은 것을 제 것인 양 떠벌리는 사람을 미워하고, 만용을 용기로 아는 자를 미워합니다.” 세상길을 걸어갈 때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만용은 용기와 다릅니다. 셰익스피어는 세상에 환영받는 충고는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새해에는 남의 탓과 남의 허물을 이야기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할 수 있도록 될 수 있으면 남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신앙생활을 더욱 성실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삶이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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