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08 조회수2,208 추천수10 반대(0)

생우우환 사우안락(生于憂患 死于安樂)’ 맹자의 가르침입니다. 어려운 상황은 사람을 분발하게 하지만 안락한 환경에 처하면 쉽게 죽음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적이 없으면 시간이 갈수록 허약해지고 천적이 있는 동물은 점점 강해질 뿐 아니라 웬만한 공격은 스스로 이겨냅니다. 인생은 늘 시련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 시련이 인생을 더욱 값어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훨씬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습니다. ‘인생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풍우 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 is about leaning to dance in the rain.) 부족함 때문에 실패했다는 표현을 쓸 것인지 부족함 때문에 성공했다는 표현을 쓰게 될 것인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2004년이었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던 복음화학교 공동체와 성지순례를 갔었습니다. 일주일 쯤 지나서 비행기로 이동하던 중에 자매님 한분의 가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남은 일정이 8일 정도 있었습니다. 비록 자매님은 가방을 분실했지만 함께 한 분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선물을 듬뿍 받았습니다. 가방도 사주었고, 옷도 사주었고, 세면도구며 화장품도 사 주었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며 환하게 웃던 자매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마치 자신의 가방을 분실한 것처럼 안타까워 해 주던 공동체 식구들의 모습도 생각납니다. 성지순례는 어디로 가는가도 중요하겠지만 누구와 함께 가는가도 중요합니다. 따뜻한 마음, 기도하는 마음, 나누는 마음이 함께하면 뜨거운 사막과 광야를 건너도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마음, 얻으려는 마음, 채우려는 마음이 함께하면 갈릴래아 호숫가에서도 갈증과 메마름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솔로몬은 다윗 다음으로 훌륭했던 이스라엘의 왕입니다. 하느님을 위한 성전을 건설하였습니다. 다윗이 통일했던 왕국을 굳건하게 하였습니다. 하느님께 지혜를 청했던 솔로몬은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의 뜻대로 잘 다스렸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지혜를 발휘하여 거짓된 엄마와 진짜 엄마를 구별하여 아이가 진짜 엄마의 품으로 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나온 것처럼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에 탐복하였습니다. 소문으로 듣던 솔로몬의 지혜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감탄하였습니다. 스바의 여왕은 많은 선물을 솔로몬 왕에게 드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솔로몬의 말년을 알고 있습니다. 솔로몬에게는 걱정이 없었습니다. 근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의 마음에는 교만과 허영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섬기지 않고, 이방인의 신들을 섬겼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망각하고, 자신의 지혜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솔로몬의 위기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교만과 허영이라는 마음에서 솔로몬의 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년째 계속되는 팬데믹의 어려움이 분명 있습니다. 신문사의 운영에도 빨간불은 들어오고 있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간들 속에서 신앙생활에도 답답함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열심히 준비했던 행사들이 연기되고 취소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런 위기의 상황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았고, 스스로 빛이 되기도 합니다. 명상의 시간을 늘리고, 글을 쓰기도 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했던 가족과 친지들을 챙기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외부에서 오는 위기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언제나 위기가 있었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의 시기와 질투, 제자들의 배반, 모든 것을 상실한 것 같은 두려움, 십자가와 죽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위기의 진흙탕에서 부활이라는 찬란한 꽃이 피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위기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걱정과 근심이 없다면 내안에 교만과 허영이 자리 잡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의인들의 구원은 주님에게서 오고, 그분은 어려울 때 피신처가 되신다. 의인들이 주님께 몸을 숨겼으니, 그분은 그들을 도와 구하시고, 악인에게서 빼내 구원하시리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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