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눈에 보이지 않는 표징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13 조회수1,391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는 살면서 뭔가 확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령 관공서를 가더라도 어떤 공문서 발급을 할 때 그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정보가 잘못 유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아무리 본인이라고 주장을 해도 신분증으로 확인이 되지 않으면 그다음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확인을 해야만 안심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 확인도 의심적어서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알면서도 확인을 빌미로 해 상대방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려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하는 속담이 있습니다. 연기가 굴뚝에서 나오면 반드시 아궁이에 불을 놓았다는 것은 굳이 확인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아궁이에 불을 놓았는지 확인을 요청한다면 이때 확인은 불필요한 행동입니다. 이건 억지 확인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십니다. 그 표징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말합니다. 하늘이니 어떤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표징을 말하는 게 아니고 예수님께서 평소 하늘나라에 대해 말씀을 하시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당신이 정말 그 세상에서 왔다는 어떤 징표가 있을 텐데 그걸 우리에게 보여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그렇게 했을 때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있겠다는 묵시적인 의미를 드러낸 것과도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표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걸 요구하는 그들의 마음을 보시고 탄식을 하십니다. 

 

좁은 인간의 생각으로 판단해보면 그냥 어떤 표징을 바로 보여주시면 그들의 마음에 확신을 주실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회피하신 것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셨을까를 묵상해봅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표징만 표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병행구절에서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대의 표징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일어난 것을 복음을 복음을 통해 보면 왜 예수님께서는 이런 예시를 들어서 말씀을 하셨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드러나지 않아 표징을 볼 수 없어서 표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그들이 원하는 답을 찾으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알 수도 있었을 텐데 단순히 표징 그 자체를 확인하려고 하는 수단이 아니라 단순히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는 그들의 불순한 의도를 이미 예수님께서 간파하셨기 때문에 그들의 그런 완악한 마음 그자체를 아쉬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태도는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굴뚝에 연기가 나면 당연히 아궁이에 불을 놓았다는 것을 정황상 알 수 있는데 마치 아궁이에 불을 놓았는지 확인을 요청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만약 그들의 속마음이 진실되고 순수한 마음이었다면 굳이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 표징을 보여주시지 않으셨어도 충분히 말씀으로 설명해 주셨을 것 같습니다. 실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도 얼마든지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주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셨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신 연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현상을 보고 예수님을 따르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예수님의 말씀을 신뢰할 수 있는 그런 믿음을 원하셨던 것은 아닐까요? 

 

어떤 현상을 보고서 믿는 믿음은 하수의 믿음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게 되면 확신의 정도가 다소 약해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표징 같은 것이 없어도 우리가 글에서도 그렇습니다만 글쓴이가 어떤 의미를 드러내지 않아도 글의 행간을 통해서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도 그분이 하늘에서 오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하는데 그들의 수준이 그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신앙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아무리 믿음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때로 과연 하늘나라가 존재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도 인간인지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는 바리사이와 같은 그런 것은 요구하지 않아도 나약한 인간이라 내심 말로는 표현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의 마음속에도 어쩌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들의 마음이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지는 않은지 한번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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