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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20.“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19 조회수1,748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카 6, 27-38(연중 7 주일)

 

오늘은 연중 제 7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자비입니다. <제1독서>에서,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고 찾아 헤매는 사울왕을 원수 갚을 기회가 생겼음에도 살려줍니다. 모든 결정을 하느님의 손에 맡기고 오직 자비와 용서를 베풉니다.

<화답송>은 주님께서 자비롭고 너그러우이심을 노래하며,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흙에서 나서 썩어 흙으로 돌아갈 첫 인간과 하늘에서 나서 하늘로 돌아갈 새로운 생명을 구별하여 그들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을 지니게 될 것”(1코린 15,49)을 말해줍니다. 곧 하느님의 자비로운 모습을 지니게 될 것을 말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 행복’을 선언하신 후, 이어서 제자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윤리를 말씀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자들에게 선을 행하며,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고,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하느님의 자비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루카 6,31)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이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본받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이미 자비를 받았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비를 이미 받아서 가진 존재이기에, 그것을 내어줄 수가 있게 됩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당신 자비의 거룩한 형상을 우리 안에 심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백성을 가리켜 “자비의 그릇”(로마 9,23)이라고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니 자비로운 사람 안에서 하느님의 거룩한 형상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처럼, 자비는 우리가 하느님이 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지난 2015년에 제2차 바티간공의회 폐막 50주년을 기념하여, “자비의 특별희년”을 선포하시면서 모토를 “아버지처럼 자비로워라”(misericordes sicut Pater)로 정하시고, 칙서인 [자비의 얼굴]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십니다.”(1항)로 시작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시며, 또한 어떤 일을 하셨는지를 말해줍니다. 곧 자비는 하느님 아버지의 본질이며 활동이심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다음의 말을 빌려 말해줍니다.

                                       “자비를 베푸는 것이 하느님의 고유한 본질입니다.

                                        바로 그 자비 안에서 하느님의 전능이 드러납니다.”(6항)

 

또한, 교종께서도 이 [칙서]에서 자비를 “예수 그리스도 계시의 핵심”(25항)이요, “복음의 뛰는 심장”(12항)으로 말씀하시면서, 교회는 이를 알려야 할 사명이 있음을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커다란 희망과 심각한 모순으로 가득 찬 이 시대에 교회의 첫째 직무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며 모든 이를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신비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먼저 교회는 자비의 참된 증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계시의 핵심인 그 자비를 찬양하고 실천하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하느님의 자비의 얼굴을 드러낼 수 있을까? 그것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네 가지 동사로 표현하십니다.

                                “심판하지 말라.”, “단죄하지 말라.” “용서하라.”, “주어라.”


앞의 둘은 소극적인 행동지침으로서 ‘행하지 말라’는 것이요, 뒤의 둘은 좀도 적극적인 행동지침으로서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앞의 둘을 행하게 되면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그저 그 자리에 머물 것이요, 뒤의 것을 행하게 되면 우리 안에 심어준 하느님의 형상으로 돌아가 거룩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심판하지 않고 단죄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용서한 것은 아니지만,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은 이미 심판과 단죄를 벗어나게 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선 하느님의 뜻에 귀 기울이는 일이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곧 타인들 앞에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하느님 앞에 자신을 다소곳이 내려놓고 엎드리는 일입니다. 그러면, 이미 우리 안에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가 울려 퍼져, 타인에게로 흘러들게 될 것입니다. 이미 자신 안에 들어온 용서가 울려 퍼져, 타인을 용서하게 될 것입니다.


 

성녀 파우스티나의 “자비를 비는 기도”를 바치면서 마칩니다.

저는 당신의 살아있는 모상이 되기 위해 온전히 당신의 자비로 변하고 싶습니다. 주님, 하느님의 가장 큰 특징인 무한하신 자비가 제 마음과 영혼을 통해 제 이웃들에게 전해지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두 눈이 자비롭게 바라보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절대로 이웃을 겉모습으로 의심하거나 판단하지 않게 해 주시고, 이웃의 아름다운 영혼을 보고 도울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주님, 제 귀가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제 이웃의 어려움을 듣게 하시고,이웃의 고통과 한탄에 제 귀가 무뎌지지 않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혀가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절대로 이웃을 험담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용서의 말을 건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제 두 손이 자비로워져서 선행을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제 이웃들에게 좋은 일만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을 제가 떠맡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주님 제 두 발이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제 이웃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지치거나 피로해 하지 않고 항상 달려갈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저의 진정한 휴식은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입니다.

주님, 제 마음이 자비로워지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이웃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게 해 주시고, 어떠한 경우에도 제 마음의 문을 닫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제 선의를 악용하는 사람도 신실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저 자신은 지극히 자비로우신 예수님의 성심 안에서 머무를 것입니다. 저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주님, 당신이 자비가 제 안에 머물게 해 주십시오.

저의 예수님, 당신은 전능하시니 저를 당신으로 변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주님!

당신께서 자비하신 것같이 자비로운 자 되게 하소서!

제 안에 심어진 자비가 저를 다스리게 하소서.

제 안에서 자비가 흘러나게 하소서.

긔하여, 자비 안에 심어 둔 당신의 거룩한 형상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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