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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20 조회수1,017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은 인간의 정의와 하느님의 정의가 상충하는 면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원수가 있으면 원수에게 앙갚음을 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지만 하느님은 그와는 반대로 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말하고 계십니다. 물론 본질적으로 정의라는 말씀을 언급은 하시지는 않으셨지만 하느님 말씀 그 자체는 정의를 빼고는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묵상거리가 많이 있지만 특히 저는 한 부분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35절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에게 잘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저는 여기서 '그리고' 순접 접속사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해서 혹시나 해서 영어성경을 보니 앞과 끊어진 게 아니고 너희가 받을 상이 크다는 것과 이어진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의 번역상 의미는 맞지만 저는 여기서 조금 다르게 묵상하고자 합니다. 앞 말씀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크다는 의미의 '그러면'은 두 가지의 의미를 나타내는 접속부사입니다. 흔히 아는 인과관계가 하나이고 또 하나는 원인이 되는 내용을 전제로 했을 때 새로운 사실을 주장할 때 두 가지의 경우로 사용됩니다. '그리고'의 의미를 병렬의 의미를 나타내는 접속부사이지만 문법적인 내용만을 가지면 어디서 어디까지 의미를 끊어서 병렬로 연결한 것인지는 전적으로 오늘 복음의 내용만으로는 명확히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인간의 언어가 가진 논리로만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점을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봐라보고 싶습니다. 저는 '그리고' 접속부사를 앞 문장 전체를 연결하는 접속부사로 생각했을 때 의미 있는 묵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고 나서 받을 상이 큰 상을 것을 받기도 하고 하느님의 자녀도 된다는 의미보다는 이렇게 했을 때 받을 상도 크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런 연후에는 최종적으로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된다고 하신 의미로 만약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게 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오늘 복음 전체 내용이 순조롭게 논리적으로 좀 더 자연스러운 설명이 될 듯합니다. 말로 표현하면 내용이 쉬운데 글로 표현을 하려다보니 조금 표현이 어렵긴 어렵습니다. 

 

최종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그냥 단순히 세례만 받았다고 된다면 굳이 이런 말씀은 하실 필요가 없고 또 존재의 의미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례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자녀로서의 역할을 해야 자녀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으로만 놓고 본다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그럼 불가능하다는 것일까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불가능한 내용이라면 저희에게 요청하시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불가능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설정한 개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 가능할 리 없습니다. 우리는 이 한계를 설정한 것을 해제해야만 이 한계를 넘어설 수가 있을 겁니다. 해제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어렵지만 하나씩 하나씩 점진적으로 그게 실천이 되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열매를 맺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그 열매는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하느님께서 그런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실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힘들 것입니다. 제가 하느님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자에게 제가 믿는 하느님은 그런 은총을 주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믿는 하느님은 분명 그럴 분이실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우리 같은 범인이 원수를 사랑할 수가 있겠습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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