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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24 조회수1,072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년에 어떤 신부님이 유튜브 강론에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요즘은 교회(천주교)가 지옥에 대해 강론을 하는 신부가 아주 극히 드물며 이런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신부님의 의도는 신자들에게 지옥을 이야기해서 공포심을 자극해 영적으로 겁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론을 이용하시겠다는 뜻일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그 무서운 지옥을 강론 시간에 좋은 천국을 이야기해도 모지랄 판에 말씀하시고 싶겠습니까? 보통의 신부님이라면 그럴 것 같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단순히 그렇다고 해서 그런 강론이 요즘 시대에 사라졌다고 보십니까? 요즘 개신교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예전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지옥에 관한 설교는 하긴 하는 추세입니다. 

 

이 세상에는 모든 만물도 마찬가지이고 모든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두운 면이 있으면 밝은 면이 있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유튜브에서 그렇게 강론하신 신부님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교회(천주교)가 왜 그럼 지옥이라는 것에 대해 강론에서 언급이 잘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그 강론을 듣고서 많이 고민해봤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입니다. 설령 그런 강론을 하신다고 하더라도 요즘 신앙인들에게 그런 말씀이 현실적으로 잘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한몫하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고리타분한 강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괜한 강론으로 신자들로부터 이상한 오해의 소지를 가지게끔 하고 싶지 않은 면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젠 조금 범위를 더 넓혀서 예수님께로 확대해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영원한 대사제이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다르게 표현하면 예수님의 강론이라고 표현해도 틀린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근데 그 강론이 어려울 수도 있고 아주 쉬울 수도 있습니다. 내용이 쉽다고 해서 쉽다고 표현을 하는 것도 금물일 겁니다. 표면적으로는 쉬울 수 있지만 실제 그 내면에는 더 깊은 숨은 뜻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저희들의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럼 과연 왜 지옥에 관한 강론을 하셨을까요? 

 

물론 예수님 당신께서도 그런 것을 언급하시고 싶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사실 성경은 교훈을 주기 위한 수단도 됩니다. 사실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봐도 상대적으로 천국을 더 환상적인 모습으로 그리면 그 모습을 동경하기 때문에 천국을 더 사모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지옥을 언급하시는 것보다 더 유익할 수 있다고 인간적인 판단으로는 그렇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신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유추해본다면 설령 천국이 어떤 곳이고 그토록 가고 싶은 마음이 일아나도록 유도하는 말씀을 하신다고 하시더라도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같이 공존하는 것처럼 악의 구렁텅이로 스스로 빠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런 영혼을 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순히 겁을 주시기 위한 수단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은 몰라도 지옥만은 가지 말았으면 하시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지옥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이지 않을까 하고 감히 추론해봅니다. 

 

우리는 실제 오늘 복음과 같은 말씀을 보고 묵상을 하면서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게 있습니다. 설령 오늘 복음 말씀이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지옥이라는 개념을 너무 터부시해서 무시하게 된다면 우리의 영혼은 자칫 잘못하면 타락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주변에 보면 죄를 지을 수 있는 유혹의 손길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습니다. 마치 지뢰밭을 건너가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걸었다가는 지뢰를 밟기 십상입니다. 마치 이 지뢰가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면 복음에 나오는 지옥과도 같지 않을까요? 

 

요즘과 같은 현실에서는 자기 영혼을 잘 지키려면 누군가가 보호하고 지켜줄 수는 없고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것입니다. 세상은 경찰이 치안을 유지하고 질서를 보호해 줄 수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하느님의 보호 아래 자신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지옥은 극악무도한 사람만 가는 곳이라고 단순히 생각하는 것도 아주 위험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옥을 단순히 그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옥은 그런 것만 지옥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옥은 아주 쉽게 표현해서 교리적으로 보면 그냥 하느님과의 단절이 지옥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옥 하면 고통을 연상하기 쉽지만 어쩌면 하느님과의 단절이라는 고통은 그렇게 큰 고통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실제 제가 그런 고통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어느 정도는 상상이 갑니다. 지금까지 교회내에서 인가된 성인전에서 언급된 내용만 보더라도 지옥은 둘째치고 연옥에서 겪는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만 그런 고통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요? 

 

언젠가는 연옥에서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그 고통도 인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런 희망이 없다면 연옥은 연옥이 아니라 지옥이 될 것입니다. 연옥도 그러할진대 그렇다면 지옥은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지옥에 관한 말씀을 그저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려서 들을 내용이 아닙니다. 특히나 어쩌면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어쩌면 더 이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대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영혼을 지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유혹이 너무나도 널부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천국을 동경도 하긴 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옥도 우리가 방심하다 보면 자칫 지옥의 수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길만이 우리의 영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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