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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자/안드레아신부님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2-02-27 조회수939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자.

울릉도에는 요즘도 자주 눈이 내립니다.

눈속에 묻혀있던 섬현호색이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봄기운이 밀려오고 있나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집회서의 저자는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말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말로 평가되기 때문에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가 충분히 공감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하면서 지냅니다.

그런데 우리도 살면서 말 한마디를 잘못 내뱉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다툼도 대부분

작은 말실수에서 시작됩니다.

지도자나 공인들도 말 한마디를 잘못해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심한 비판을

받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비단이 곱다 해도 말같이 고운 것은 없다.”

등등 말에 관한 속담이 많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선한 사람은 마음이 선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한 말을 하고,

악한 사람은 마음에 악한 것들로

가득 차 있어서 자연스럽게

악한 말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기 전에 눈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눈은 마음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보는 것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마음이 어떤가에 따라서

사물이 다르게 보인다는 말입니다.

잘 알려진 무학 대사와 조선의

태조 이성계 사이의 일화가 이것을 말해줍니다.

대사는 속명이 朴自超(박자초)였는데

無學(무학)이라는 법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무학은 불교의 수행 과정에서 가장 높은 단계로,

번뇌를 없애고 열반의 경지에 올라

더 배울 것이 없는 단계라고 합니다.

태조의 왕사였던 무학 대사와

태조 사이에는 일화도 많습니다.

한 번은 이성계가 집마다 닭들이

꼬끼오하고 일제히 울 때

한 허름한 집에서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오는 꿈을 꾸었다라며 해몽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닭 우는 소리는

고귀한 지위를 축하하는 高貴位(고귀위)란 말이고,

서까래 세 개를 지면 왕이 된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성계가 왕이 되고

시국이 안정됐을 때,

하루는 태조가 무학 대사에게

오늘은 서로 군신 간의 예의를 갖추지 말고,

농담하면서 즐기자라고 권했답니다.

그러고는 태조가 무학 대사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하면서,

아무리 찬찬히 뜯어보아도 대사의 얼굴은

돼지같이 생겼소.”라고 농담했습니다.

그러자 대사는 소승의 눈에는 대왕이

부처님으로 보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태조가,

지금은 예의 명분을 버리고,

대사와 함께 웃자고 했는데,

왕사는 나를 부처님 같다고 하면 어떻게 하오.

과연 이것이 농담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큰 소리로 껄껄 웃으며

佛眼佛示豚目豚示라고 대답했습니다.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로 보입니다.”

는 뜻입니다.

태조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수양이

부족함을 깊이 깨우쳤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 사람의 눈과

그 사람의 마음 그리고 그 사람의 말이

같은 맥락에서 서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선한 눈을 지니게 되고

따라서 상대방 안에서 좋은 것을

보게 되니까 좋게 말하고,

악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악한 눈을 지니고

상대방을 판단하고 나쁜 것을 찾아내서

나쁘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사랑의 마음을 지니면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격려하며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좋은 말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마음에 자기 욕심이 가득하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깎아내리고

자기 욕심을 차리는 말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올 형제 · 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만큼

우리 마음은 사랑으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다면

자연히 좋은 말아름다운 말을

많이 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답게

좋은 열매만 맺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미사를 봉헌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몸까지도 음식으로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마음 깊이 새기고,

예수님의 몸을 모신 사람답게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가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세상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기 위해서

죽음까지도 삼켜버렸다면서,

우리가 굳게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나 주님의 일을 많이 하라고 촉구합니다.

우리가 할 주님의 일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오늘 미사를 통해서

받은 사랑과 은총을 마음에 잘 간직하고

새롭게 맞이할 한 주간 동안 말과

행동으로 잘 사랑하도록 노력합시다.

(울릉도 도동성당에서)

-박영봉 안드레아 신부 올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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