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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2 조회수2,125 추천수9 반대(0)

시편 137장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신학교에 가기 전에 시편 137장에 대한 노래를 먼저 들었습니다. 하나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꼬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국의 가수 보니엠의 바빌론의 강가(Rivers of Babylon)’입니다. 오페라 나부꼬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바로 이 시편의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보니엠의 노래 바빌론의 강가는 시편의 내용을 가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페라의 음악이 장엄하다면, 보니엠의 노래는 흥겹습니다. 그러나 시편의 배경은 이스라엘 백성의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우상을 숭배했던 이스라엘은 바빌론의 침공을 받고 철저하게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당시 강력한 나라였던, 최고의 문화를 자랑했던 바빌로니아로 유배를 가게 되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문화, 역사, 사상, 종교는 당대 세계 최고였습니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삶은 척박하였습니다. 포로로 끌려가던 이스라엘 백성은 비로소 이스라엘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고 우상을 숭배했던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게 됩니다.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정확히 70년 후에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시편 137장의 내용은 우리민족의 역사에도 적용됩니다. 반만년이 넘는 우리의 역사에도 외세의 침략이 많았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원나라의 침략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일본과 청나라의 침략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고, 포로로 끌려가야 했습니다. 대한제국 시대에는 일본에 의해서 36년간 식민 지배를 받아야 했습니다. 위안부로, 학도병으로, 징용으로 끌려가야 했습니다. 멀리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슬픈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념과 사상의 대립으로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었고, 3년간의 한국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 대한민국은 지금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기술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기름진 땅에서 자라는 나무는 크게 자라지만 바람에 쉽게 넘어지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나무는 크기는 작지만 나무가 단단하고 바람이 불어도 쉽게 넘어지지 않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통해서 더욱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풍족하고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하느님께 의지하며 길을 찾는 삶도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들을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의 마음이 돌아서서 말을 듣지 않고, 유혹에 끌려 다른 신들에게 경배하고 그들을 섬기면, 내가 오늘 너희에게 분명히 일러두는데, 너희는 반드시 멸망하고, 요르단을 건너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풍족한 환경이 우리를 하느님께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를 지킨다면 비록 고난과 아픔이 있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구원으로 이끌어 주신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십자가와 고난은 하느님과 함께 할 때 우리를 영광에로 이끌어 주는 등대가 될 것입니다. 오늘 시편 137장을 묵상하면서 하느님께 의탁하는 사순시기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바빌론 강 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우네. 거기 버드나무에 우리 비파를 걸었네. 우리를 포로로 잡아간 자들이 노래를 부르라, 우리의 압제자들이 흥을 돋우라 하는구나. ", 시온의 노래를 한 가락 우리에게 불러 보아라." 우리 어찌 주님의 노래를 남의 나라 땅에서 부를 수 있으랴? 예루살렘아, 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 버리리라. 내가 만일 너를 생각 않는다면 내가 만일 예루살렘을 내 가장 큰 기쁨 위에 두지 않는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어 버리리라. 주님, 에돔의 자손들을 거슬러 예루살렘의 그날을 생각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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