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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3 조회수2,217 추천수9 반대(0)

2020년 세계는 코로나를 맞이했습니다. 현대의 의학과 과학 기술로 충분히 막아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는 생각보다 강했고, 세계는 오미크론으로 진화한 코로나와 아직도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초기에 3가지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 첫째는 철저하게 봉쇄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국경을 폐쇄했고, 외국에 있는 국민들의 입국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장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설을 폐쇄했습니다.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경제 활동이 위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대응에 실패했습니다. 코로나의 전파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자연적인 면역을 택하였습니다. 거리두기도 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면 집단 면역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의 증상은 생각보다 강했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집단면역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대부분의 나라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소독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국경을 폐쇄하지 않고, 시설을 닫지도 않으면서 철저한 추적, 신속한 검사,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이 방법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줄였고, 코로나 확진 속도도 늦출 수 있었고, 선거도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국가의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가동되었을 때 효과가 있었습니다. 3번째 방법을 선택한 나라들이 코로나 방역의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신학생 때입니다. 옆 본당 보좌신부님은 독특한 피정을 하였습니다. 23일 단식피정을 하였습니다. 겨울에도 맨 발로 십자가의 길을 하였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들도 무릎 꿇고 묵주기도를 하였습니다. 신부님의 피정 방식을 좋아하는 분도 있었지만, 신부님의 피정 방식을 염려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주일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던 작은 아버님의 권유로 옆 본당의 피정에 참석하였습니다.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눈 위를 맨발로 걸으면서 하였던 십자가의 길이 생각납니다. 신학생이기에 먼저 십자가를 지고 갔던 것도 생각납니다. 단식하면서 배고팠던 것도 기억납니다. 피정을 마치고 먹었던 밥 냄새도 기억납니다. 극기와 절제 그리고 단식은 신앙생활에 필요한 영양제와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도 단식을 합니다. 어떤 분은 체중 조절을 위해서 의사의 조언을 듣고 단식합니다. 자신들의 요구와 주장을 표현하기 위해서 단식합니다. 오늘 독서는 단식의 의미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렇습니다. 단식은 고행이 아닙니다. 단식은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단식은 자기주장을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의로움으로 앞서 나가고,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이 단식의 참된 의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계명과 율법에 따른 단식도 의미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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