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주님께서는 죄인들이 용서받을 희망을 크게 품게 하시고자, 세리의 일을 하던 레위를 선택하셨습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4 조회수1,185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수님 시대 유다 사회는 신분이나 계층의 구분이 확연했습니다. 유유상종이라고, 만남도 끼리끼리 그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지도층 인사들이나 평민이 하층 신분인 세리나 죄인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율법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라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이 한 곳에 있으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거룩한 존재인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 적어도 평민들이 속된 존재인 세리나 죄인들과 한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리 레위가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고 새출발하던 저녁, 그의 집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해가 지자 참석자들이 속속 도착했는데, 지켜보던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동료 세리들, 인신매매 업자들, 밤업소 종사자들, 거래처 사람들...각양각색의 뒷골목 사람들이 총출동한 것입니다.

  

그 잔치는 일종의 송별회였습니다. 잔치에 모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이룬 것을 통해 우리는 레위가 보통 세리가 아니었음을 잘 알수 있습니다. 그는 말단 세리가 아니라 일정 지역을 총 책임지고 있었던 세관장, 다시 말해서 보스였던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잔치는 레위가 자신을 불러주신 예수님을 위해 마련해드린 기쁨과 감사의 잔치였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예를 들면 영등포구나 태안군 전체를 주름잡던 큰 형님, 조직 보스가 회개해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으니 동료 세리들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이 받았을 충격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또 레위 본인은 얼마나 감지덕지하고 황공무지한 사건이었겠습니까?

 

뿐만아니라 그런 자리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는 거나하게 차려진 잔치 음식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생각만 해도 불결한 존재인 세리와 죄인들 사이에서 태연하게 머무시며 포도주잔을 기울이는 예수님의 모습을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기에 기가 차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루카 복음 5장 30절)

 

이 말은 ‘어찌하여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오?’ ‘어찌하여 율법을 어기는 것이오? 어찌하여 조상 대대로 내려온 소중한 전통을 깨트리는 것이오?’란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예수님의 대답이 참으로 통쾌합니다. 뿐만 아니라 평생 죄 속에 살아가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씀인지 모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 복음 5장 31~32절)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주님께서 죄인들이 용서받을 희망을 크게 품게 하시고자, 세리의 일을 하던 레위를 선택하시어 얼마나 높은 의로움으로 피어나게 하셨는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즐겁지 않습니까? 그가 일원이 된 사도단은 그가 어떤 사람으로 바뀌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존자 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