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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영혼은 건강한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5 조회수904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는 건강 하면 육체의 건강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육체의 건강이 허물어지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그냥 이 세상이 다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지 몸관리를 잘해서 좀 더 오래 건강하게 하루라도 더 살기를 원합니다. 물론 신앙인이라고 해서 이런 기본 속성이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에서는 조금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우리는 육체의 건강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영혼이 건강해야 합니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영혼이 얼마나 건강한지가 왜 중요한지 진지하게 묵상해보고 싶습니다. 

 

육체의 건강 여부는 단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만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활신앙을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살 때만 의미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육체의 건강도 잘 챙겨야 하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영혼을 건강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으로 모든 게 끝난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반드시 심판이 따른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죽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히브리서 기자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 심판은 우리가 아는 그런 심판의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바로 영혼이 건강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바로 심판의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혼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영혼이 맑고 순수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간혹 이런 영혼을 봅니다. 영세 때부터 봐온 자매님이신데 예전에는 자주 미사를 가게 되면 같은 시간에 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자매님이 있으십니다. 연세가 아마 지금 여든이 지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분만 그런 게 아니고 그와 같은 분이 몇 분 더 계십니다. 저는 그분을 보면서 재의 수요일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분명한 확신을 하는 게 있습니다. 그분을 보면 하느님을 아는 세상적인 성경이라든지 신앙지식은 그저 평범하겠지만 흔히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마당만 밟는 신자라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그것도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치부를 한다고 해도 저는 그분을 볼 때 절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화나 그냥 얼굴에서 풍겨져나오는 마음을 보면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애 같은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분입니다. 

 

아이는 어떤 계산을 하며 자신의 이익 불리를 따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지금 놓여 있는 그 상황만 생각하는 게 아이입니다. 천국은 그런 아이와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에게 개방된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도 지금은 사순이라 사순 하면 회개가 대명사이겠지만 이 회개의 의미는 회귀입니다. 방향을 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방향은 어린이와 같은 순진무구한 영혼으로 다시 그 본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아담과 화와가 선악과를 먹기 전의 원시본연의 그 영혼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여정이 지금 우리의 신앙여정입니다. 진짜 불쌍한 사람이 누구일까요? 육체는 건강할지는 모르지만 그 영혼이 병든 사람입니다. 오히려 신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육체는 병들어도 영혼이 건강하면 그게 더 나을 것입니다. 근데 중요한 사실은 육체의 건강은 잘 구분할 수 있고 인지할 수 있는데 영혼이 병든 것은 잘 인식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냉정하게 보면 이 사람의 영혼이 더 불쌍한 영혼이 될 수 있습니다. 

 

간이 침묵의 장기라고 말하듯이 우리의 영혼도 심판대 앞에 서기까지는 스스로가 자기 영혼이 어떤 영혼을 가지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육체의 질병을 고쳐주시는 기적을 행하시곤 하셨지만 예수님은 단순히 그런 육체의 질병을 치유하는 의사로서의 역할보다는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로 오신 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당신의 사명이며 본분이십니다. 미친 사람은 자신이 미친 사실을 잘 모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오늘 복음처럼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부르시고 회개시키시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는데 그게 예수님의 본분이라면 과연 나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영혼이 건강한지 한번 자가진단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미 진단 결과가 나왔습니다. 깨끗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남의 티는 잘 보지만 제 들보를 잘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사용하는 표현 하나가 있습니다.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영혼도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어서는 그 정도까지 되기까지는 우리의 영혼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복원력이 있지만 그 강을 넘어서면 정말 이제는 더 이상 회복할 시간이 영영 없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을 맞고 있습니다. 이번 사순이 그런 회복의 시간이 된다면 정말 의미있는 사순이 될 수가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 그런 사순이 될 수 있도록 다시 하느님 앞에 겸허한 자세로 나아가도록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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