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5 조회수1,498 추천수10 반대(0)

그러자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과 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주일에 인왕산에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는 내려와서 칼국수 먹으러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그러자라고 대답합니다. 이번 주일에 미술관에 갈까?’라고 물으면 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녁에 중국집 갈까?’라고 물으면 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친구입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학, 문학, 예술은 ?’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말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슬픔에 겨워하는 사람에게,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헤어짐의 아픔을 참고 있는 사람에게는 ?’라는 말보다는 그러자라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입니다. ‘?’라는 질문대신 그러자라는 응답으로 주님의 수난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거지 할아버지가 상자에 앉아서 구걸을 하였습니다. 30년 넘게 구걸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한 사람이 지나가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돈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앉아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할아버지는 대답했습니다. ‘예전부터 앉아 있던 상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이 말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무엇이 있나요?’ 할아버지는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잘 모릅니다.’ 지나는 사람이 말하였습니다. ‘상자 안을 열어보세요.’ 할아버지는 ?’라고 대답했습니다. 한 번도 상자 안을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할아버지는 상자 안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할아버지가 그렇게 원하던 황금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신앙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원합니다. 그런데 신앙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통해서 얻으려고 합니다. 성공, 명예, 권력을 통해서 얻으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영원한 생명은 우리 마음이라는 상자 안에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순시기를 지내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내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찾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3가지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재물, 명예, 권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유혹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물리치셨습니다. 저는 재물, 명예, 권력에 대한 유혹보다는 다른 유혹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유혹들입니다.

첫 번째 제게 다가오는 유혹은 다음에 하지입니다. ‘사랑하자, 내일이 없는 것처럼이라는 말을 마음에 담아야 하는데 저는 늘 내일을 생각하면서 오늘 꼭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곤 했습니다. 유명한 사상가도 자기의 묘비명에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너 그럴 줄 알았다.’ 매번 내일로 미루더니 오늘 땅에 묻혔다는 의미입니다. 담배를 끊겠다고 하는 것도, 평일 미사를 가겠다고 하는 것도, 부모님께 전화하겠다고 하는 것도, 사과의 문자를 하겠다고 하는 것도, 다음에 하지라는 유혹에 넘어가곤 합니다.

 

두 번째는 남들도 그렇게 하는데입니다. 나의 잘못과 허물을 남들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앞의 차가 빨간 불인데 갔습니다. 저도 따라갔습니다. 경찰이 저만 잡았습니다. 앞의 차도 갔다고 말을 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남들도 그렇게 하는데라는 표현은 나보다 더 영적으로 뛰어난 사람을 따라갈 때 사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저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이태석 요한 신부님을 따라가면서 그런 표현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나는 안 돼라는 열등감입니다. 베드로 사도와 유다 사도는 똑같이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도의 삶은 달랐습니다. 유다 사도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안 돼라는 열등감에 사로잡혔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는 안 돼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지만,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한 베드로 사도에게 천국의 열쇠를 맡겨 주셨습니다. 우리가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죄가 크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는 안 돼라는 열등감에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뉘우치기만 한다면, 우리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우리의 허물을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면구원을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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