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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여러분이 돌보고 있는 그들이 바로 살아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작성자박양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07 조회수1,171 추천수8 반대(0) 신고

 

젊은 시절, 매 주말이 다가오면 소년원과 분류심사원, 교도소와 구치소를 내집 드나들 듯이 드나들었습니다. 주간에는 제게 맡겨진 아이들 위해서 밤낮으로 뛰어다니느라 거의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만사 제쳐놓고 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갇혀있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이제나저제나 마냥 기다리고 있는 형제들 생각에 또 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육중한 철 대문을 넘나들곤 했습니다. 매주 방문할 때 마다 큰 고민거리는 간식이었습니다.

  

개신교나 불교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에다, 고급 과자에다,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펼치는 데 비해 저희 천주교는 언제나 초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혈기와 열정 하나로,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건다는 마음으로 참 열심히 다녔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목숨 걸고 칙칙한 담장을 드나들던 협조자들의 얼굴이 오늘따라 참 그립습니다.

  

줄기차게 다녀봐야 별다른 변화도 없고, 감사의 표현도 없고, 밑빠진 독의 물붓기 같아 별 의미를 못 찾겠다는 협조자들에게 제가 늘 강조한 복음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종말과 관련된 복음 구절입니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 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주었다.”(마태오 복음 25장 34~36절)

 

저는 이 구절을 근거로 침이 마르도록 설명해드렸습니다. “여러분 보십시오. 갇힌 이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교정 사목, 정말 힘든 일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일은 가장 복음적인 일이며,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갇힌 사람으로 변장해 계시는 주님을 찾아뵙는 일입니다.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일이며, 대대손손 큰 축복을 내리실 사목입니다.”

 

오늘도 힘겨운 사목 현장에서 열 일 하시며 고생하시는 형제자매님들께도 똑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무료급식소나 청년 밥집에서, 소년원이나 분류심사원에서,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하루하루 전쟁 같은 날을 보내시는 여러분, 여러분이 돌보고 있는 그들이 바로 살아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부디 그들을 잘 돌보십시오. 그것은 곧 살아계신 예수님을 섬기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정말이지 귀찮고 힘겨운 바로 그 일을 통해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게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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