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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 에즈라 느헤미야기 개론[3/3] / 귀환과 성전의 재건[1] / 에즈라기[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13 조회수820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 에즈라 느헤미야기 개론[3/3](에즈라/느헤미야기)

 

아무튼 이 두 역사서가 자주 읽히는 책이 아님은 분명하다. 많은 성경 봉독자들도 이 두 책을 잘 알지 못할뿐더러, 성경 역사와 관련해서는 흥미롭지만 오늘날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문서 몇 가지만을 그 안에서 보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는 엄격한 의미의 신학적 내용을 전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들이 서술하는 매우 구체적인 사건들 속에서 그 주인공들을 이끄는 주된 신학적 사상들을 알아볼 수 있다. 이 두 책에서 분명하게 중심이 되는 관심사가 셋 있다. 성전과 예루살렘,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이다.

 

성전의 재건축은 유배에서 돌아온 백성의 첫 과제이다. 키루스 임금이 칙령에서 명령한 이 성전의 재건축이 바로 귀향의 목적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집은 당신 백성 한가운데에 계시는 하느님 현존의 실제적이고 가시적인 표징이다. 그것은 또한 하느님과 당신 백성을 이어 주는 경신례가 거행될 수 있는 곳이다. 성전의 현존은 예루살렘 자체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현재와 미래의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바빌론 궁궐의 고위 관리로 편안한 삶을 누리던 느헤미야는, 폐허가 된 이 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임금에게 윤허를 받아 낸다.

 

예루살렘에 대한 그의 노력은, 온 백성의 협력으로 성벽을 다시 세우고자 힘쓴 그의 열성을 잘 보여 준다. 예루살렘의 복구는 하느님께서 그에게 부여하신 사명이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계시면서 당신 백성을 위해 싸워 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완수해 나가는 종교적인 사명이었다. 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의 파괴와 백성의 유배로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하느님 백성의 유구한 역사를 속개하는 것, 곧 인간의 잘못으로 훼손된 하느님과 당신 백성 사이의 역사를 회복해서, 다시 예전처럼 전개한 것이다.

 

그러나 성전과 예루살렘은 그 안에 사는 이들과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를 이루는 이들에게만 실제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유배로 그 뿌리부터 뒤흔들린 이 공동체가 복구되어야 하는데, 이는 이 공동체의 참 바탕, 곧 하느님의 율법에 대한 순종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에즈라와 느헤미야가 이룬 업적의 중요성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제 유배 이후라는 변화된 여건에 따라 율법이 경신례로 들어와 그 의미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 가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율법은 이렇게 유다교 생활의 근본 바탕이 되는 것이다.

 

에즈라와 느헤미야는 백성이 다시 축일과 안식일을 준수하고, 예물과 또 경신례와 사제직을 위한 십일조와 관련된 의무를 수행하려고, 그리고 이민족 여자들과의 혼인으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려고 가끔 여러 조치를 취한다. 이 역시 하느님의 율법에 순종하려는 열성에서였다. 유배 이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 아래 유다에서는 경제력의 차이와 불평등 관계 때문에, 가진 자들과 못 가진 자들 사이에 구분이 생긴다. 여기에서부터 생겨난 백성의 분열과 불화를 느헤미야는 자기의 언행과 표양으로 해결하는데, 이 역시도 율법에 대한 그의 충실성 덕분이었다.

 

이 밖에 당시 예루살렘에 살던 유다인들의 종교 생활의 일부를 보여 주는 것으로서, 부차적이기는 하지만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종교 생활을 너무 약하고 예사롭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반대 논쟁이다. 경계를 분명히 긋고 규정을 엄격히 지키지 않으면, 결국 이민족들의 여러 종교와 타협하게 되고, 그리하여 종교의 순수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민족 여자들과 한 혼인에 대해서 느헤미야가 혹독하기까지 한 조처들을 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 혼인이 바로 큰 죄악의 씨앗이 된다는 것이다.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는 서로 매우 다르면서도, 무엇보다도 민족과 종교 생활의 복구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같은 원의에 가득 찬 두 인물을 드러내 보여 준다. 사제이며 율법 학자인 에즈라는 경신례의 부흥에 영감과 힘을 불어넣어 준 사람이고, 이민족들과 타협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이스라엘의 종교와 혈통의 순수성을 고수하는 엄격주의자이다. 그리고 평신도 느헤미야는 정열적이며 꺾이지 않는 용기의 소유자로서, 사심 없는 인간의 본보기이며 기도와 믿음의 사람이다. 그러나 인물이 업적에 앞서지는 않는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완수한 사람들일 따름이다. 그래서 그들이 수행한 다른 일들은 어떠하였고, 예루살렘에서 활동한 뒤에는 어떻게 되었으며, 또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인물이 아니라 활동이 전면에 부각되는 것이다. 그들의 임무 수행 이전과 이후는 그냥 어둠 속에 묻혀 있다.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 제일년이었다.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시려고,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직이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4. 바빌론 유배의 끝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키루스 임금,에즈라,느헤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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