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14 조회수1,660 추천수10 반대(0)

교구청에 있을 때입니다. 직원이 출산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다행히 임시로 일할 수 있는 직원을 구할 수 있었고, 직원은 출산과 육아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 직원의 육아휴직은 들어보았지만 남편의 육아휴직은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좋은생각 2월호에서 남편의 육아휴직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신청했을 때, 회사의 동료들은 모두 말렸다고 합니다. 복직해서 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육아휴직을 신청했고, 아내와 아들과 1년을 함께 보냈습니다. 함께 여행을 다녀왔고,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를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서 병간호도 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인터넷 블러그에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남편이 아이와 함께 읽은 동화책이 281권이었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지낸 이야기를 기록한 육아일기가 516, 조용한 새벽을 틈타서 혼자 읽은 책 383권의 독서일기까지 1,180개의 추억을 글로 남겼다고 합니다. 가정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게임에 몰두하고, 기도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물질적인 뒷받침은 하지만, 아이와 함께 정서적으로 지내지 못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1년간 육아휴직을 낸 남편의 결단을 존경합니다. 그 시간 온전히 가족을 위해서 헌신한 남편의 행동을 존경합니다.

 

저도 사제생활 27년을 지내면서 1년간 안식년을 신청했습니다. 3개월은 제주도에서 중견사제 연수를 했습니다. 2개월은 미국에 있는 동창 신부 성당에서 미사를 도와주었습니다. 틈틈이 강의를 하였습니다. 이탈리아 돌로미테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북유럽으로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1년간의 안식년이 물 흐르듯이 지나갔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던 남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지, 제가 해야 할 일을 하지는 못 했습니다. 매일 강론을 준비했지만 책 읽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27년 사제생활을 돌아볼 성찰의 시간도 적었습니다. 피정과 기도의 시간도 갖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의 위선과 교만을 나무라십니다. 그들의 가르침은 본 받을지라도 그들의 행동은 따라하지 말하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우리가 악행을 버리고 선행을 배울 수 있다면,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핀다면 비록 우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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