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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20.“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19 조회수1,409 추천수5 반대(0) 신고

 

                                              루카 13, 1-9(사순 3 주일)

 

오늘은 사순 제3 주일입니다. 이번 주일의 <말씀전례>를 알아듣기 위해서는 먼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취하신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으시러 예루살렘으로 가시겠다고 마음을 정하신 다음, 그러니까 ‘출애굽’의 시간을 다 채우시기로 마음을 정하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히브리 역사 가운데 일어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들을 상기시키면서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사실, 탈출과 해방의 목적은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 그분께 도달하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이을 완수하시며, <제1독서>의 ‘출애굽’의 사건은 아버지께로 건너가시는 빠스카의 예표가 되며, <제2독서>의 그리스도란 바위에서 그 구원의 물을 마셨으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답송>에서는 이를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에 대한 축복의 찬양을 노래합니다.

특별히 우리가 <제1독서>에서 하느님 이름의 계시를 통해 알아들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소명이 하느님께로부터 어떤 임무를 부여받음이 아니라, 그 이전에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대상으로 선택되었다는 사실이며, 그러기에 하느님의 신비에 대한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신비는 다름 아닌, 우리와 더불어 관계를 맺고 우리와 함께 계시며 당신 백성에게 호의와 자비를 보이시는 사랑하시는 분이심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마치 하느님의 신비를 간직하게 된 모세가 더 이상 자기 스스로 행동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자신 안에서 역사하시도록 자신의 몸을 맡겼듯이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알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4.)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멸망하는 것은 지은 죄 때문이 아니라, 죄를 회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곧 아버지께 향하여 나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개”란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로 돌아옴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곧 내면적, 정신적 뉘우침과 행위의 실천적 돌아옴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죄를 알고 ‘뉘우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깨닫고 ‘돌아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회개”는 단순한 죄의 인식이나 자기 성찰 혹은 자기반성, 또는 단지 죄가 없는 죄의 공백 상태나 죄의 진공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용서와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이는 뉘우쳤기에 용서받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베풀어진 용서를 깨닫고 뉘우치는 것이요, 글하여 용서하신 하느님의 사랑에로 돌아옴임입니다. 이처럼, “회개”는 단순히 죄의 어둠을 벗어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나아감이요, 하느님의 사랑에로 돌아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가 회복됨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옴”이라는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회개”를 촉구하셨습니다(마르 1,15;마태 4,17).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그러니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복음을 믿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것은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 사랑인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라는 말씀은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자신의 완고함과 고집으로 이미 온 하느님 나라를 믿지 않고, 이미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멸망할 것입니다.

그리고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비유’(6-8절)는 시급히 회개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곧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는 회개한 자에 합당한 행동과 생활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과수원 주인이 열매 맺지 않는 나무를 잘라내라고 하자, 과수원 재배인은 말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루카 13,8)

 

그렇습니다. 범한 죄로 본다면, 저는 이미 뽑혀도 수백 번 뽑혀지고 말았을 열매 맺지 않는 쓸모없는 나무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여기 주님의 정원에 심겨져 있다는 것은 이미 용서받았다는 표시요, 자비를 입고 있다는 표시오, 또한 주님께서 저를 사랑하고 희망하고 기다려주고 믿고 계신다는 표시입니다. 참으로, 오늘도 주님께서는 제 둘레를 파고 축복과 말씀의 거름을 주시며, 열매 맺도록 기다리시고 돌보시고 희망하시고 계십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가 뉘우치고 당신의 사랑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8)

 

주님!

당신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저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손수 저의 둘레를 파고, 축복의 거름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당신께서는 여전히 말씀의 거름을 주시고,

믿고 사랑하고 돌보아 주시고, 기다리고 희망하고 계십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의 향기 담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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