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2 조회수1,854 추천수8 반대(0)

안전 불감증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작은 것들을 무시하고, 작은 규정들을 어기면 당장은 편하지만 그것들이 쌓이면 큰 사고가 될 수 있고,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있었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무리하게 구조변경을 했고, 그 결과 백화점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다쳤습니다.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키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침몰이 있었습니다. 배와 함께 끝까지 남아서 아이들을 구조해야 할 선장은 도망치듯이 나오면서 배를 버렸습니다. 아이들을 구조해야할 해경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대피시킬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그때는 2014416일 성주간 수요일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의 신축현장에서 아파트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콘크리트가 단단히 굳은 다음 공사를 해야 하는데 굳지도 않은 상태에서 건물을 올렸고,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아파트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안전 불감증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처음 느끼는 것은 상당히 느리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모든 것이 상당히 빠름이었습니다. 답답할 정도로 느리지만 그것에 익숙해지면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접촉 사고로 수리를 할 때입니다. 한국에서는 1주일이면 모든 것이 해결 됩니다. 미국은 보험회사에서 검사하러 오는 것만 1주일이 걸리고, 자동차 수리를 마치면 1달 정도 걸립니다. 동네 공원에 있는 호수가 아름다웠습니다. 산보를 하면서 호수를 보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작년 초에 보수공사를 한다고 호수 둘레에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보수공사의 내용은 호수의 분수를 옮기는 것이고, 둘레에 있는 무너진 석축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호수 안에 버려진 물건을 꺼내는 것입니다. 2달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1년이 지난 지금도 큰 진척이 없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도 있겠지만 올해는 예전의 아름다운 호수를 보면 좋겠습니다. 느린 것이 아쉬움은 있지만 느린 만큼 여유도 있고, 무엇보다 안전 불감증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는 적습니다.

 

운전에는 3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준법운전입니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운전입니다. 정해진 속도를 준수하고, 신호를 잘 따르고, 운전하면서 화를 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사실 준법운전만 해도 운전을 잘 하는 것입니다. 과속 때문에, 신호를 지키지 않아서 사고를 내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안전운전입니다. 교통법규를 잘 지키면서 나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고려하는 운전입니다. 운전하기 전날에는 가급적이면 술을 자제합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습니다. 과속하는 차가 있으면 먼저 가도록 자리를 비켜줍니다. 안전운전하는 사람은 앞에 가는 차와 뒤에 오는 차의 운전 상태까지도 살피면서 운전합니다. 세 번째는 양보운전입니다. 장애인을 위해서 기꺼이 시간을 내는 분을 보았습니다. 봉성체를 위해서 차량 봉사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고장 난 차가 있으면 내려서 도와주는 분도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운전은 누군가를 도와주고 먼 길 함께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신앙인이 가야할 겸손의 3단계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운전의 3가지 모습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겸손의 3단계를 깊이 묵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주일미사를 지키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자 청년이 예수님께 말했던 것입니다. 율법 학자들이 연구하고, 지키려 했던 계명입니다. 이렇게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면 세상에서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습니다. 다만 율법에 얽매여서 타인의 고통과 아픔을 보지 못한다면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삶의 중심에 하느님이 있는 사람입니다. 주일미사는 물론 평일미사도 자주 참례하는 분입니다.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과 교육은 빠짐없이 참석하는 분입니다. 시간과 재물의 십일조를 충실하게 봉헌하는 사람입니다. 신앙이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신앙 때문에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 때문에, 이웃을 위한 사랑 때문에 가진 것을 모두 내주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건강보다 아픈 것을 택할 수도 있고, 부유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습니다.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 불릴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기도, 희생, 나눔, 봉사를 충실하게 실천하여서 하느님 나라에서 큰 사람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율법과 계명을 지키고,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