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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또 한 사제가 떠나셨습니다
작성자이순아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4 조회수2,112 추천수5 반대(0) 신고

굿 뉴스에서 또 한 사제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많이 놀랐습니다. 그분은 한 때 우리 본당 신부님이었기 때문입니다. 딸의 관면혼배를 주례해주셨고, 첫 신앙에세이를 냈을 때 격려를 많이 해 주신 분입니다. 몇 년 전 원로 사목자로 퇴임하신 뒤 잘 계시려니 했는데, 7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신 것입니다. 어디가 편찮으시지 않고서야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실 리 없습니다. 안타깝고 한편 궁금하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간신히 기도로 버티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웃을 일이 있어도 웃기조차 미안한 요즈음입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의 저자 전우익 작가의 주름진 얼굴이 자주 떠오르는 요즈음입니다. 갈이 아파해야 하고, 같이 슬퍼해야 하고, 같이 잘살아 보자고 발버둥 쳐야할 시대인 것입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또 한 사제의 죽음이 사순시기에 많은 묵상을 하게 합니다.

 

 

그 어떤 죽음보다 사제의 죽음은 숭고하지만 아픕니다. 그 수많은 어린 양들을 보듬어 안고 예수님처럼 일생을 살아보겠다고 노력하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그분들의 잘못이 눈에 띠더라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기도해드리면, 예수님과 성모님이 알아서 뒷정리를 잘 해주신다는 것을 체험하곤 합니다. 그러니까 그분들은 수단 입은 그 자체로 존경 받아야 마땅하기에, 그분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이어오고 있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생명이 약동하는 이 화사한 봄날, 나에게 오래 기억될 소중한 만남을 남기고 그분은 떠나셨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사제와의 소중한 만남은 귀한 영적보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타 본당으로 떠나신 후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한 게 못내 아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날마다 바치는 천국에 계신 사제들을 위한 기도 시간에 신부님도 뵐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존경하는 차원석 토마스 신부님!

영정사진처럼 활짝 웃으시며 천국을 향해 떠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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