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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8 조회수2,166 추천수9 반대(0)

영어는 고통의 3가지 의미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pain), 정신적인 고통(suffering), 영적인 고통(agnoy)을 이야기합니다. 육체의 고통은 관계의 단절과 우울감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정신적인 고통은 불안, 걱정, 근심, 시기, 질투, 욕심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적인 고통은 연민(compassion)에서 시작됩니다. 타인을 위해서 고통을 감수합니다. 타인을 위해서 희생합니다. 부하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강재구 소령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철길에 떨어진 일본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이수현이 있었습니다. 동양에서는 이런 희생을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고 합니다. 교회는 이런 희생은 연민 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받아들인 고통입니다. 이를 희생의 제사라고 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제사입니다. 꽃이 지면 열매가 생기듯이, 영적인 고통은 부활의 씨앗이 됩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사순시기는 육체의 고통, 정신적인 고통을 넘어 영적인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는 상황을 아셨습니다. 제자들의 배신도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제자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빵을 나눠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포도주를 나눠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것이 미사이고 감사제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감사드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있었습니다. 고통의 순간들이 힘들겠지만 그것이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연민(compassion)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고통은 은총의 성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언자는 생명을 살리는 물, 생기와 활력을 주는 물을 보았습니다. 물은 필요하고, 물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단순히 물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우리의 삶이 생명을 살리는 말과 삶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의 말과 행동은 일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한복음에는 물과 관련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2번 나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표징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잔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고, 어머니의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사마리아 여인과도 우물가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금 네가 마시는 물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물이 힘이 있고, 물이 영적으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물을 그렇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물은 단순히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하느님과 가까이할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말라 버려지듯이, 우리도 주님과 함께 살아야만 영적으로 충만해질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신앙생활은 우리를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통로입니다. 기도, 전례 참여, 단체 활동 등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주님의 샘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과 하나 될 수 있고, 주님의 크신 사랑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38년 동안 병고에 시달렸던 사람을 치유해 주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꼭 물속으로 들어가서 씻어야만 치유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면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주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주님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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