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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투가 천국을 보장할까요?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9 조회수1,003 추천수0 반대(0) 신고

 

요즘 며칠 참 괴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잡히지 않아서 글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감정이 가라않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해서 대전교구 성지순례를 부산교구 자매님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취소가 되어 가지를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순 하면 많은 것이 자선, 회개, 단식 기타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그럼 왜 할까요? 그야 이유가 다양할 것입니다. 

 

저는 그 이유 중 하나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하느님의 사랑 체험'을 배워 그 사랑을 다시 나눠주는 작은 구세주가 되는 것을 배우는 시간으로 정의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는 사순을 잘못 이해하고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작년까지는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 사순을 잘 보내기 위해 올 1월부터 야심차게 공부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 전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2000년 교회 역사에서 사순에 관한 교부들의 지식과 교회 문헌 상당수 거의 다 봤습니다. 교회 문헌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굳이 평신도 수준에서는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걸 공부를 한 다음 우리는 사순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보편적으로 회개, 자선, 단식 이런 것을 교회는 강조를 합니다. 사실 이것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게 왜 이런 걸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무턱대고 교회에서 강조를 하니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렇게 하는 것이 사순을 잘 보내는 방법이라고 다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습니다. 

 

우리 지금 냉정하게 한번 잘 숙고를 해봤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로 이어지는 것을 기억하고 예수님의 그 삶 자체를 통해 우리도 그런 삶을 살아야 부활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매번 매년 이렇게 함으로써 그런 일련의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제가 봤을 땐 솔직히 말해서 이런 것과는 전무후무한 일상만 반복하고 사실 예수님 당신의 그 삶을 그냥 당신이 천지의 창조주이시니 그 길은 당신의 길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입니다. 마치 강건너 불구경하는 것과 아주 흡사한 것입니다. 왜 이렇게 비약적인 말씀을 드리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최근에 뼈저리게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느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하느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감투라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직책이나 직위등을 속되게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만 볼 때는 고상한 표현이냐 속된 표현이냐로만 뜻을 양분할 수 있지만 실제 영성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교회 내에서 감투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감투는 허영적이고 허세를 상징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직책이나 직위는 실질적으로 하느님의 일을 주어진 상황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할 때 직책이나 직위는 그 속에서 이미 하느님 나라의 일을 하는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직분을 맡으려고 해야지 감투를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감투는 세속적인 것입니다. 이 말씀은 무슨 뜻인가 하면 감투라는 것을 빙자해서 사실 자기의 허영을 하느님의 일을 한답시고 채우는 수단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코 이런 자세로 임해서는 그 일이 표면적으로는 하느님의 일이라고는 하나 사실 그건 한 인간의 일일 뿐입니다. 

 

감투와 직위, 직책의 구분은 어디에서 판가름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 원의가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감투는 오로지 자리를 얻기 위해 혈안이 돼 얻은 직책인 반면에 직위와 직책은 공동체가 판단해서 적임자라고 판단하거나 아니면 권유, 천거에 의해서 이뤄지는 형식을 취했을 때 그건 순순한 의미에서 하느님께서 공동체에 적합한 인물을 내정한 것과 같은 소명의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소임을 맡은 사람은 책임감을 가지고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감투를 얻고 나서도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감투라는 느낌으로 하느님 일을 하게 되면 반드시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는 사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본당의 일이지만 본당의 치부를 떠나서 이건 비단 저희 본당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본당 교우님들과 여러 친분이 있는 분들과 교류를 해보면 타본당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많이 있는 게 엄연한 사실입니다.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오픈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은데 그렇게 하면 그분의 억울함을 조금이나 알려서 반분이나 풀리게 해드리고 싶지만 그분의 프라이버시도 있기 때문에 그것도 존중해줘야 하기 때문에 오픈할 수가 없는 점을 양해바랍니다. 사실 저는 이런 모든 사안을 공개해서 천주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에게도 이런 면이 없는지 한번 반성해보자는 취지로 글을 쓰려고 하긴 했습니다. 저는 지금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그 자매님을 위해 이런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000 자매님, 남을 용서한다는 게 쉽지는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보고 용서는 하기 힘들겠지만 하느님을 보고 또 자매님은 예수님을 무척이나 사랑하지 않습니까? 예수님을 사랑한 죄로 그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자매님을 믿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자매님의 마음을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하느님은 예수님은 누구보다도 자매님의 마음을 알아주실 겁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실수하고 넘어지고 합니다. 

 

봉헌금에 비례해서 믿음이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건 확실합니다. 마음이 없으면 절대 하느님께 정확한 십일조를 하기 힘듭니다. 저는 영세를 받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우연히 제 인도자 자매님을 통해서 자매님께서 교무금을 정확하게 십일조 하신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봉헌금에 비례해서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일반 신자들보다는 확실히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많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건 절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건 개신교, 천주교 공히 두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000 자매님, 힘내세요. 한 남자로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또 같은 교우의 한 사람으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부디, 그러한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고 혹여 노여움이 있으시다면 노여움을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본당에서 먼 발치에서라도 자매님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

 

자매님의 마음에 상처를 준 그분에게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한번 자신을 되돌아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평소에 그렇게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를 하지만 실천을 하지 못하면 차라리 말은 하더라도 그렇게 누누이 강조를 하시지는 말았으면 아쉬움이나마 덜 남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느님 나라 가는 데에는 감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얼마나 신실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을 겁니다. 

 

옛날에 김웅렬 신부님이 한 말씀이 있습니다. 사제복, 수도복이 천국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일을 할 때에도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하느님 일을 하는 것은 그건 절대 하늘나라에서 빛나는 영광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감투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면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설령 이 세상에서 그렇게 감투를 많이 쓰고 했다 해도 영원한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삶을 이 세상에서 살다가는 것이 아닐까요? 감투욕은 헛된 욕망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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