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9 조회수2,046 추천수8 반대(0)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있는 성 이윤일 요한 성당으로 홍보를 다녀왔습니다. 신부님의 배려로 홍보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성당에는 공소가 2개 있었습니다. 첫째, 셋째 주일에 가는 공소가 있고, 둘째, 넷째 토요일에 가는 공소가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 공소에도 같이 갈 수 있는지 제안을 하였고, 기쁜 마음으로 공소에 같이 갔습니다. 본당에서 공소까지는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한 달에 2번 본당 신부님을 만나는 공소 신자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공소회장님은 신자들이 많이 못 나왔다고 미안해하였습니다. 그래도 해설, 독서, 복사는 다 있었습니다. 주일 본당 미사를 마치고 공소로 가는 신부님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한 달에 2번이나마 미사를 볼 수 있다는 신자들의 갈망을 보았습니다. 열정과 갈망이 만나니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2년 전입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사목회장이 전화를 했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한국으로 갔는데 미사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 상황이었고, 홍보를 갈 일도 없었기에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3개월만 도와 드리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한국으로 갔던 신부님은 건강이 악화되어서 쉽게 돌아 올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도 쉽게 끝나지 않아서 계속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부르클린 교구에서 한인성당을 도와주면 좋겠다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신문사 운영과 홍보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미사를 해 주고 있습니다. 더 좋은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저의 열정과 신자들의 갈망으로 좋은 열매를 맺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자비하시니 신자들의 갈망을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부족한 저를 통해서도 좋고, 새로운 사제를 보내 주셔도 좋습니다.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라고 하셨지만 교회에는 물질과 자본의 바벨탑이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문턱이 높아서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앞서서 열정이 식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교회에 필요한 것은 재물이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와 같은 열정이 필요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과 같은 열정이 필요합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과 같은 열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열정이 잠들어 있는 신앙을 깨울 수 있습니다. 그런 열정이 굳게 닫힌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지금 교회에 필요한 것은 계명과 율법이 아닙니다. 하혈하던 여인이 가졌던 갈망입니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이 가졌던 갈망입니다. 예수님께 자비를 청했던 소경의 갈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갈망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오늘 독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갈망을 아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열풍도 태양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리니 그들을 가엾이 여기시는 분께서 그들을 이끄시며 샘터로 그들을 인도해 주시기 때문이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태산이 높아도 하늘 아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반드시 정상을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사람이 오르지 않고 산만 높다고 탓한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은 산을 오르려는 갈망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산을 보여주는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원이라는 산에 오르려는 갈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열정과 갈망으로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고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열정과 갈망이 있다면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습니다. 열정과 갈망이 있다면 영원한 생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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