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5. 사회의 불의에 개입 / 느헤미야의 귀환[1] / 느헤미야기[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30 조회수1,110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 사회의 불의에 개입(느혜 5,1-13)

 

그런데 이렇게 바쁜 그 와중에도, 많은 이가 저네들 아내들과 함께 다른 유다인의 동포들 때문에 크게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들려왔다. “아니 우리 아들딸들, 게다가 우리까지 이렇게 식구가 많으니, 먹고 살려면 곡식을 가져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기근이 들어 곡식을 얻으려고 우리는 밭도 포도원도 집도 저당 잡혀야 하네.” 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 일부에서는 누가 꼭 들어보라면서 대놓고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임금에게 낼 세금 때문에, 우리 작은 밭과 오래된 포도원을 저당 잡히고 비록 적은 액수지만 돈을 좀 꾸었네. 그렇지만 저 동포들 몸이나 우리 몸이나, 저들 아들들이나 우리 아들들이나 다 똑같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는 아들딸들을 종으로 짓밟히게 해야 하다니! 우리 가운데에는 벌써 짓밟힌 아이들도 있는데, 우리에게는 손쓸 힘이 없고, 우리 밭과 포도원은 남한테 넘어 가고 말았네.”

 

나는 그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무심중 홧김에 하는 그런 말들을 듣고는 화가 매우 났다. 나는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한 다음, 귀족들과 관리들을 나무라며, “여러분은 서로 돈놀이를 하고 있군요.” 하고 말하였다. 나는 그들의 일 때문에 큰 집회를 열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이민족들에게 팔려 간 유다인의 동포들을 우리 힘이 닿는 대로 도로 사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여러분의 동포들을 팔아먹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더러, 도로 사 오라는 말입니까?”

 

사실 기근은 곡식의 부족뿐 아니라 어쩌면 통치자들의 탐욕 때문에 일어난 것이기도 했는데, 그들이 백성에게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세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근과 궁핍이 백성을 괴롭히는 시대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베풀 뿐만 아니라, 비록 정당한 요구라 해도 우리 백성에게 요구해 왔던 공물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고 느헤미야는 강력하게 경고를 한다. 이렇게 신심이 없이 행해진 수고는, 주님 앞에서 열매 맺을 수가 없다.

 

아무튼 그들이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는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하는 이런 행동은 누가 보더라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우리 원수인 이민족들에게 수치를 당하지 않으려면, 여러분 모두도 우리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을 지니고 걸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실은 나도, 내 형제들도, 내 부하들마저도 그들에게 돈과 곡식을 꾸어 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이자 받는 일을 그만둡시다. 여러분은 오늘 당장 그들의 밭과 포도원과 올리브 밭과 집을 돌려주고, 돈과 곡식과 햇포도주와 햇기름을 꾸어 주고 받은 이자도 돌려주십시오.”

 

그러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잘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돌려주고, 그들에게는 더 이상의 아무것도 일절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말씀하신 그대로 꼭 실천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사제들을 불러, 그들에게서 이 약속대로 하겠다는 서약을 받게 하였다. 사제들은 백성이 하는 서약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 옷자락을 털며 말하였다. 이처럼 그 긴 겉옷 자락으로, 이것을 허리끈과 연결시켜 주머니로 만들기도 한다. 여기서는 느헤미야가 예언자와 같은 상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이 누구나,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그의 집과 재산을 멀리 털어 버리실 것이다. 그런 자는 그렇게 털려서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회중은 아멘!” 하며 주님을 찬양하였다. 이런 느헤미야의 선언을 들은 온 백성은 환호하며 응답하면서 그가 시킨 대로 다하였다. 이는 분명 두려움 때문에 억지로 한 것이 아닌, 그의 말을 마음속 깊이 애틋하게 진심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느헤미야가 벌이는 일부 가진 자의 돈놀이와 그들의 사회적 억압을 없애는 노력에 다들 찬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그의 사회 불의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은 온 회중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백성은 약속대로 다하였다.

 

나는 이렇게 사회의 불의에 개입했다. 내가 유다 땅에서 그들의 지방관으로 임명을 받은 날부터, 곧 아르타크세르크세스 임금 제이십년부터 제삼십이년까지 열두 해 동안 나와 내 형제들은 지방관의 녹을 받지 않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6. 욕심 없는 느헤미야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포도원,저당,불의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