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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2.“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2 조회수1,433 추천수6 반대(0) 신고

요한 8, 1-11(사순 제5주일)

1독서: 이사 43, 16-21

2독서: 필리 3, 8-14

복음: 요한 8, 1-11

사순 5주일입니다. 사순시기의 막바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에 이어서 <말씀전례>는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서 전해줍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는 하느님께서 놀라운 자비를 베푸시어 구원하심과 보살핌을 주셨음을 기억하고 찬양하라고 말합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놀라운 자비를 마음 깊이 간직하기를 권고하면서,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하늘로 부르시어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필리 3,14)임을 말해줍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간음한 여인의 용서’를 통해, 실제로 하느님의 자비의 얼굴을 드러내십니다.

혹, 우리는 가슴에 돌덩이 한 두 개 정도 품고 살아가지는 않는지요? 차마 던지지는 못하고, 가슴에 품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돌덩이 말입니다. ‘화’라는 돌덩이, ‘상처’라는 미움의 돌덩이, ‘원망’과 ‘심판’의 돌덩이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 돌덩이는 스스로 들게 된 돌덩이든, 타인들이 들려주어서 들게 된 돌덩이든, 타인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을 짓누르고 있고 자신을 무겁게 할 뿐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고발하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말합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11,7)

그러자 고발하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나이 많은 자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습니다.’ 돌을 손에 든 채로 갔는지, 땅에 내려놓고 갔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차마 지금은 던지지 못하고 나중에 더 세게 던지려고 그냥 들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실, 그들은 여인을 구실로 삼아, 이미 예수님에게도 여인에게도 돌을 던진 이들입니다. 단지 더 이상 돌을 던지지 못했을 뿐입니다. 단지 그 자리를 피하였을 뿐입니다. 죄송하다고 말하지도 않고, 용서해달라고 말하지도 않고, 단지 떠나갔을 뿐입니다. 아마 그들을 또 다시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밀 것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진정으로 회개한 이들은 아닌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회개는 단지 심판하지 않고 돌을 던지지 않는 것에 머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돌 맞은 이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쓰러진 이를 일으켜 세우는 일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자신의 죄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혹은 용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를 위하여 그에게 선을 베푸는 일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지은 여인에게 그렇게 하십니다. 돌 맞은 그의 상처를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십니다. 또한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십니다.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끄십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용서의 표시입니다. 그것은 용서할 뿐만 아니라, 그를 위해 도와주고 기도해주고 이끌어주는 일입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

우리 주님께서는 죄인은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그가 새롭게 살 수 있는 힘과 위로를 주십니다.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십니다.

하오니, 주님!

제 가슴에 돌덩이를 품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보게 하소서.

차마 던지지도 못하고 가슴에 품고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돌덩이가 있지는 않는지 보게 하소서.

돌덩이를 품은 바람에 오히려 그 무게에 짓눌린 자신을 보게 하소서.

화라는 돌덩이, 상처와 미움의 돌덩이, 원망과 심판의 돌덩이를 내려놓게 하소서.

돌덩이가 아니라, 그를 위하는 마음을 품고 가벼워지게 하소서!

도와주고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

 

 

 


-오늘 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주님!

제 가슴에 돌덩이를 품고 살아가는 일이 없게 하소서.

돌덩이로 오히려 저 자신이 짓눌려 있지 않게 하소서.

돌덩이를 가슴에 품고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품고 만지작거리게 하소서.

위하는 마음을 품고 가벼워지게 하소서!

위로하고 축복하고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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