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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 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3 조회수2,548 추천수10 반대(0)

인문학으로 듣는 성서강의를 들었습니다. 토마스 하디의 테스와 김동인의 감자그리고 요한복음 8장의 부정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3 이야기의 공통점은 잘못한 여인은 있는데 잘못을 함께 저지른 남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테스에게 폭력을 행했던 것은 남자였고, 테스를 힘들게 했던 것도 교회의 목회자였습니다. 감자에 나오는 복녀에게 폭행을 가했고, 결국 복녀를 죽인 것은 남자였습니다. 복녀의 죽음을 눈감아 주었던 것도 남자였습니다. 부정한 여인과 함께 죄를 범했던 남자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만 교회의 이름으로 모인 남자들이 부정한 여인을 예수님께 데려왔고 돌을 던져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테스와 복녀 그리고 부정한 여인은 어쩌면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병든 사람은 아닐까요? 테스와 복녀 그리고 부정한 여인을 죽였고,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은 어쩌면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병든 사람을 외면했던 사제, 레위인은 아닐까요? 그리고 21세기를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요?

 

한국은 2019년 낙태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낙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낙태가 죄가 되는지, 낙태를 해도 죄가 되지 않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원하지 않았던 아이를 가진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태도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아이를 가진 여성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입니다. 테스와 복녀 그리고 부정한 여인을 단죄하는 것은 율법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율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테스와 복녀 그리고 부정한 여인을 사랑으로 품어주는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가져야 했던 여성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안심하고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교회를 받아들이고,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교회를 로마의 유일한 국교로 인정하면서 교회는 법의 보호를 받았고, 교회는 법을 이용해서 권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교회는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고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이교도들에 의해서 순교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이교도들이 교회의 법에 의해서 순교한 것도 역사입니다. 교회는 예수님께 돌을 던져도 되는지 물었던 남자들의 모습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인종차별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교회입니다."

 

교회의 위기는 물질과 자본으로 가득한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교회의 위기는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사람들을 외면하는 교회의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처럼 사랑으로 죄인을 품어주지 못하고, 돌을 던지려하는 교회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법과 제도로 판단하고 규정하기 전에 성령의 이끄심에 온전히 맡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우리를 맡길 때, 우리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고, 거룩하게 변할 수 있고, 회개함으로써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면서 하느님께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묵상하면서 남은 사순시기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주여!

나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 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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