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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5 조회수1,213 추천수2 반대(0) 신고

 

최진희 가수의 뒤늦은 후회라는 노래 가사에 나오는 말입니다. 창 밖에 내리는 빗물 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 거리에 스치는 바람 소리에 슬픔이 밀려와요. ~~~ 외로운 나에겐 아무것도 남은 게 없구요.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가사의 일부분입니다. 노랫말이지만 무슨 의미가 있을지 한번 생각해볼까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겠습니다. 사랑하는 님이 있었나 봅니다.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잘못으로 님이 떠난 모양입니다. 있을 땐 몰랐던 것입니다. 떠난 연인의 자리가 얼마나 나를 지켜줬는지 말입니다. 그 빈자리가 외로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침 그때 창 밖에는 비가 내리는데 그 빗물 소리가 외로움을 더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바람 소리에 슬픔은 가슴을 더 조여들게 합니다. 이때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외로움이 몸을 감싸는 것 같습니다. 그때 비로소 깨닫습니다. 

 

지금 자기 옆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없다는 사실과 함께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함께했던 추억과 사랑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말입니다. 그 사랑이 금방 잊혀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상대만의 잘못으로 상대가 떠났다면 미련없이 떠나보내고 잊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떠나고 나서 보니 나에게도 잘 한 게 없고 오히려 나도 잘못한 일이 있어서 연인이 떠난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아쉬운 후회를 하는 그런 느낌의 노랫말 같습니다. 

 

이 노랫말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인생도 인생이지만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2000년 전 예수님 당시의 과거가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하는 현재라는 것을 묵상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는 2000년이라는 시간적인 간격이 있지만 태초에서부터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 시간은 수학적으로 보면 지금 현재와 같은 시간 개념으로 설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에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유심히 보시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예수님 당신 스스로 자처하신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들어 올린다고 하셨습니다. 주어가 너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동적으로 당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연후에 예수님의 신원을 알게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예수님 당신은 오로지 당신의 생각이 아닌 성부 하느님께서 주신 가르침만 전해주신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의 신성으로 당신의 운명을 분명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운명대로 그 길을 가셔야 한다고 강조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 사실만을 놓고 보면 스스로 그 길을 가신 것 같은 모양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시게끔 원인 제공을 한 것은 죽음에 처해 있는 온 인류였습니다. 죄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생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 길을 가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지로 몬 것은 바로 오늘의 우리라는 것입니다. 2000년 전 그당시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예수님은 시공을 초월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예수님께는 2000년 전이 2000년 전 과거가 아니고 현재일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와 함께하는 현재 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좀 달리 표현하면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너희가 나를 십자가에 못 박아 나를 죽게 한 후에야 그제서야 내가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고 하시는 말씀과 일맥상통한 말씀일 것입니다. 마치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이분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시인하는 신앙고백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오늘 복음을 묵상해보면 하느님의 운명도 참으로 기구한 운명 같지 않습니까? 왜 살아 계실 때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심을 깨닫지 못하는 중생인지 말입니다. 하느님의 목숨이 인간의 손에 끊어지시고 난 후에야 그때 깨닫게 된다면 최진희 가수의 노랫말처럼 뒤늦은 후회를 하는 미련한 인간이 되고 마는 것이 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런 사실을 통렬하게 자각해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그와 같은 뒤늦은 후회를 하는 삶은 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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