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6 조회수2,679 추천수7 반대(0)

시간을 직선으로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관점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고, 지금은 현재입니다. 저도 직선의 시간에 익숙해져있습니다. 사무실에는 탁상용 달력이 있습니다. 달력에는 지나간 일정이 적혀있습니다. 지나간 일정을 보면서 제가 만났던 사람, 제가 했던 일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달력에는 앞으로의 일정도 적혀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해야 할 일을 준비합니다. 비행기 표를 예매하기도 하고, 서류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직선의 시간 속에서 , , , 의 과정을 경험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대인들도 직선의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아브라함도 죽었고, 예언자들도 죽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들판에 있는 묘지는 직선의 시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시간을 순환으로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직선으로 자라는 나무에는 원으로 자라는 나이테가 있습니다. 나이테가 있기에 나무는 곧게 자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순환하는 시간을 계절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 여름, 가을, 겨울은 매년 우리를 찾아옵니다. 일출과 일몰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낮과 밤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순환도로와 순환지하철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순환하는 시간은 흘러가는 직선이 아닙니다. 순환하는 시간은 끊임없이 돌아오는 곡선입니다. 교회의 전례는 순환하는 시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림을 통해서 2000년 전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립니다. 사순을 통해서 주님의 수난을 기억합니다. 주님의 십자가와 죽음은 나를 구원하기 위한 희생임을 생각하며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듯이, 주님을 믿는 우리들도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땅과 후손을 약속하십니다. 그 땅과 후손은 직선적인 시간에서의 땅과 후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땅과 후손입니다. 하느님의 의로움과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땅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후손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계절이 매년 바뀌면서 우리에게 오듯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우리가 머무는 곳은 하느님의 나라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십니다. 그것도 직선으로 이어지는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생명은 모두 죽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야기하시는 영원한 생명은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주어집니다. 하느님 집 앞에서는 하루가 천년 같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은 순간도 영원과 같습니다. 바로 그런 삶을 꿈꾸면서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 하신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의 물리법칙에 따라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관계의 관점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긴 겨울을 참아내며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신앙인들은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의 꽃을 피워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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