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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누나가 아파 제 가슴이 아픕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8 조회수1,720 추천수3 반대(0) 신고

 

지난주일에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자매님이 안 보이셨습니다. 당연히 형제자매로서 교우로서 나누는 형제애와 같은 사랑입니다. 이성적인 사랑도 아닙니다. 아직까지 실제로 누나라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문자로만 누나라고 했습니다. 연배도 아마 대충 15년 정도에서 왔다갔다 할 것입니다. 정확한 건 모르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보면 그렇습니다. 이 정도 연배이면 누나라고 하기엔 힘듭니다. 제가 문자로나마 그렇게 표현한 것은 친밀함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성가대에서 봉사를 해 온 분입니다. 목소리도 꽤꼬리 같습니다. 원래 이분도 저처럼 개신교 신자였던 것 같았습니다. 형제님을 만나서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소식을 예전에 들었습니다. 사실 외모적으로 카리스마가 상당히 있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접근하기가 힘든 게 없지 않아 사실입니다. 처음 영세를 받고나서 지금까지 계속 가진 생각이지만 이미지가 제 큰형수님 같은 그런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더욱 관심이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큰형수님이 제 네 살 때 시집을 오셨습니다. 희미하지만 형수님 등에 엎혔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이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막연하게 마음 한구석에는 편안한 그런 느낌을 주셨던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세를받고 나서 저를 좋게 봐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본당 내에서 신앙적으로 힘든 게 있어서 교적을 다른 곳으로 가고도 싶어도 옮기지 못한 결정 저변에는 이 자매님이 한몫한 게 사실입니다. 

 

예전에 저를 저희 본당 보물이라고 하실 정도였을니까 말입니다. 어머니 장례미사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성가대원으로서 장례미사 전례를 은혜롭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미사 마친 후에 그땐 정신도 없고 했을 텐데 지금도 생각납니다. 베드로를 생각해 열심히 성가를 불러주셨다고 하는 인사말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장지로 이동하면서 문자를 보내드렸을 겁니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어떤 것은 기억에서 조금씩 지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자매님은 제가 판공성사에서 은혜를 받은 사연을 한번 올린 적이 있는데 그 자매님이십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자매님에 대한 간략한 그분의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이제 조금은 제가 어느 정도 그 자매님을 생각하는 마음인지 가늠이 되실 것입니다. 그랬던 자매님이 지난주 주일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작년까지 오랜 시간 성가대를 하면서도 전례부장을 해 오셨기 때문에 주일은 당연히 항상 뵙는 분입니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지난주는 부활맞이 대청소도 있었지만 미사 후에 수녀님 얼굴을 뵐 수 있었고 미사 때 두 분 수녀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성체 때 신부님께서 오늘 영성체는 성가대부터 먼저 하라고 하시면서 제대로 내려오라고 하시는 말씀을 하셔서 그때 보니 자매님이 보이지 않으신 것이었습니다. 성당 마당을 지나칠 때 차도 보이지 않았기에 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미사 후에 청소도 하고 돌아온 후에 마음이 찜찜해 자매님과 친한 자매님께 제가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이 자매님은 그 자매님보다는 약간 몇 살 더 어린 자매님이시지만 저도 이분에게도 문자로만 누나라고 하는 사이입니다. 이 누나도 정말 따뜻하게 잘 대해주시는 자매님이시거든요. 제가 다른 본당에 가려고 해도 누나가 그럼 제가 패배자라고 하면서 당당히 이겨내라고 했던 그 누나입니다. 마침 그때 주일에 자매님이 교중미사 때 참례하신 것을 제가 봤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소식을 아시는지 해서 했는데 오후에 답장이 왔습니다. 

 

이 두 분은 제가 아무리 문자를 해도 아주 중요한 내용이 아니면 답장을 잘 하지 않으셔요. 이 누나에게 문자를 하기 전에 어렵지만 그 자매님께 문자를 했는데 답이 평소 같으면 거의 오지 않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날은 왔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보이지 않아서 그냥 혹시나 어디 몸이 불편한 것은 아니죠?" 하는 것과 "자매님 생각나면 화살기도 올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문자를 하면서 답장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거의 답장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왠지 감사하고 고맙다는 그런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이상했습니다. 답을 잘 하지 않으신 분이 하니 말입니다.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다른 자매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지금 자매님이 00 암이라고 하시면서 서울에서 수술을 하시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시면서 기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문자를 보는데 순간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제가 배우도 아닌데 딱 5초 정도 지나니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집안 대소사 때문에 보이지 않으셨다고 생각한 일이 예상했던 것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람 같은 소식이라면 그냥 안타까운 마음만 가질 수 있을 텐데 확실히 그날 제가 눈물이 나는 것 보니 신앙으로 맺어졌지만 신앙 속에서 영적으로 피를 나눈 형제애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습니다. 아픈 가슴을 추스린 후에 제가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 소식 들어서 알고 있고 수술 잘 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누날 위해 54일 9일 기도 봉헌하고 미사 봉헌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미사는 다른 본당에서 제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누구나 교우를 위해 미사를 봉헌해드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개중에는 이상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그런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많이 알려지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딱 어머니처럼 생각하는 자매님께만 소식을 알려드렸습니다. 저는 저희 가족 중에 저만 가톨릭 신자입니다. 다 불교를 믿고 간혹 절에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친누나가 들으면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솔직히 피만 나눈 형제지 형제 같지 않습니다. 저는 차라리 이 누나가 더 친누나 같습니다. 제가 낮에 다른 일을 하다가도 틈틈이 묵주기도 5단씩 계속 누나의 치유를 위해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립니다. 교우에 대한 정을 떠나서 제가 그 자매님께 그렇게 하는 이유는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한 것입니다. 저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가져다주신 것과 제 어머니 장례 때 수고를 해 주신 것 때문입니다. 물론 공식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게 사람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서울에 수술 마치고 난 후에 병문안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 만약 다른 누나에게 연락을 해서 두 분은 아주 절친이기 때문에 혹시 가게 된다면 시간을 맞추어서 같이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당신의 딸 0000를 기억해 주시고 빠른 쾌유로 치유가 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부족한 저의 미천한 기도이지만 제 기도를 어여삐 여겨주시여 부디 누나가 빨리 회복돼서 다시 성가대에서 꽤꼬리 같은 목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경배할 수 있도록 하느님 굽어살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며 누나의 빠른 쾌유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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